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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2일(현지시간) 폭탄테러와 저항세력의 무장공격이 계속돼 39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특히 이날 테러 중 하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이 쿠르드족 출신 부총리를 노리고 일으킨 것이어서 이라크 아랍계 주민과 쿠르드계 간 갈등이 내전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르드는 가라"
북부 유전 도시 키르쿠크에서 90km 떨어진 투즈 호르마토에서 이날 오후 쿠르드계인 로시 샤와이스 부총리 일행을 노린 차량 자폭테러가 일어났다. 샤와이스 부총리는 목숨을 건졌지만 경호원 등 12명이 희생됐다. 쿠르드 자치정부를 겨냥한 테러는 자주 있었지만 중앙정부의 쿠르드족 고위 인사를 직접 노린 공격은 처음이다.
지난 4월말 새 정부 출범 이래 수니파 무장세력의 공격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현정부는 쿠르드족인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과 시아파인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를 비롯해 쿠르드-시아파 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이들이 정권을 틀어쥐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민족'
인구 2600만명으로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이라 불리는 쿠르드족은 이라크를 비롯해 이란, 터키, 시리아가 만나는 쿠르디스탄 산지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지난 세기 내내 분리독립운동을 벌여왔으나 각국은 자국내 쿠르드족을 호되게 탄압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으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은 1990년 생화학무기로 쿠르드족을 대량학살했다. 1991년 유엔은 이라크 북부를 쿠르드족 자치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랍계는 쿠르드의 분리독립운동에 대해 극심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 이라크 치안상황을 풍자한 사우디아라비아 영자지 아랍뉴스의 만평
쿠르디스탄 독립국가는 가능할까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쿠르드족 사이에도 희망이 싹텄다. 독립운동을 주도해왔던 탈라바니가 대통령에 취임하자, 십자군 전쟁 때 서방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쿠르드족 영웅 살라딘의 환생에 비유하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라크 뿐 아니라 시리아에서도 지난달 쿠르드족 탄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이란 내 쿠르드족의 자치지역 이주가 잇따르는 등 쿠르디스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독립국가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다. 탈라바니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란계 시아파 쿠르드족 유입이 많아져 자국내 수니파를 자극하게 될까 우려,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쿠르드 문제는 여러 나라가 얽힌 복잡한 사안인데다, 키르쿠크 석유 지배권과도 연결돼 있어 쉽사리 결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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