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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대륙 북쪽 끝부분, 대서양에 면한 곳에 기아나라는 곳이 있다. 수리남과 브라질 사이에 위치한 기아나는 프랑스의 ‘레지옹’, 즉 해외 영토다. 한국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이벤트’가 18년전 그 곳에서 일어났다.
1992년 8월 11일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1호’가 프랑스령 기아나의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프랑스는 자국 내 인구밀도가 높고 로켓발사에 적합한 부지를 찾기 힘들어 기아나 등 해외 영토에 주로 우주기지를 두고 있다. 그곳에서 발사된 우리별 1호는 무게 48.5㎏에 크기는 길이 67㎝, 높이 35.2㎝, 너비 35.6㎝의 초소형 위성이었다. 영국 서리(Surrey) 대학의 위성본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아리안4호 로켓으로 발사됐다.
100% 우리 기술로 제작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국 우주개발사에서 분기점을 만든 성과였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위성을 보유한 22번째 나라가 됐다. 우리별1호가 발사된 이듬해인 93년, 그리고 99년 2호와 3호가 발사되는 등 한국형 위성들이 잇따라 우주로 날아갔다. 그 후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 민간통신위성 무궁화 등이 잇따라 쏘아올려졌다.
우리별1호 발사 장면(이너넷에서 퍼옴)
이것이 우리별1호... 발사장면에 비해서는 초큼 초라하다 ㅎㅎ
우리별1호에는 아마추어 무선중계기가 실려있어, 전세계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남극 세종기지에 근무하던 연구원이 아마추어 무전기로 우리별1호를 이용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설계 수명은 5년이었지만 2004년까지 교신이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별1호는 12년 동안 작동하면서 ‘장수’를 했다. 2호는 2002년까지
가동됐고, 3호는 작동기간이 짧아서 3년에 그쳤다. 95년 발사된 무궁화1호는 발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당초 예상했던 수명인 10년을 못 채우고 99년 임무를 마쳤다. 이 위성은 2005년 말 ‘궤도 이탈 명령’을 받고 우주 속으로 사라졌다.
우주개발은 크게 위성과 로켓 두 부문으로 이뤄진다. 우리별1호는 국내 인공위성 제작기술의 밑바탕이 됐다. 이를 발판으로 로켓(우주발사체) 연구도 활성화돼, 지난해 8월 ‘나로호(KSLV-Ⅰ)’ 발사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우리별1호가 뜬 지 7년 만이었다.
지난 6월 27일에는 역시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천리안 위성이 발사됐다. 한국이 쏘아올린 12번째 위성이었다. 오는 9월에는 무궁화위성 6호가 기아나에서, 연말에는 다목적실용위성 5호가 러시아 야스니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이 밖에 다목적실용위성 2개와 과학기술위성 1개가 현재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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