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항공국(NASA)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떠나 마지막 비행길에 올랐습니다. AP통신 등은 아틀란티스호가 ISS 도킹을 끝내고 미국시간 23일 6명의 승무원을 태운 뒤 귀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틀란티스는 26일 저녁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 착륙합니다.
아틀란티스는 6m 길이의 러시아제 소형 연구모듈 ‘라스벳(새벽)’을 싣고 지난 20일 ISS에 도착했습니다. 승무원 피어스 셀러스는 귀환비행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중요한 비행을 시작할 준비가 모두 됐다”고 NASA로 송신했습니다. ISS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인 캡틴 올레그 코토프와 일본인 우주인 노구치 소이치, 미국인 엔지니어 TJ 크리머는 아틀란티스의 케네스 햄 함장 등과 포옹하며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1985년 첫 비행을 시작한 아틀란티스는 32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이번 비행을 끝으로 퇴역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아틀란티스는 282일 동안 우주에 머물렀고, 1억8631만㎞를 날았습니다. 동시에 미국 우주왕복선의 역사도 한 장(章)을 마감하게 됩니다. 아틀란티스는 NASA가 띄운 우주왕복선 중 폭발 등의 사고가 아닌 ‘명예로운 은퇴’를 하는 첫 주인공이랍니다.
우주왕복선은 60~70년대 아폴로 계획 등 유인우주탐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출범했습니다. 여러 단계의 시험비행들을 거쳐 82년 컬럼비아호가 우주로 날아오르면서 우주왕복선 시대가 개막됐습니다.
지금까지 NASA는 모두 134회 우주왕복선을 띄웠습니다. 목적지는 미국-러시아 합작 우주정거장 ‘미르’와, 그 후신으로 출범한 ISS였습니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5척과 러시아의 소유스호는 번갈아 대기권을 넘나들며 ISS로 사람과 짐들을 실어날랐죠. 덕택에 ISS는 대부분의 모듈을 부착, 98%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의 30년 역사가 빛나는 성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86년 챌린저호 폭발은 미국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습니다. 2003년 컬럼비아호가 귀환 도중 고장으로 폭발, 승무원 7명이 숨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안전성 논란과 NASA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미 정부는 엄청난 비용에 비해 실효성이 적은 우주왕복선 운영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낙후된 셔틀을 대체할 후속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남아있는 디스커버리호와 엔데버호도 올 가을 비행을 끝으로 모두 퇴역할 예정입니다. 당분간 우주왕복선 비행은 러시아의 소유스가 독점하게 될 것으로 보이네요.
미군 전투기들은 퇴역하면 애리조나주 사막의 투산 공군기지에서 해체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투산 기지는 ‘전투기들의 무덤’으로 불린답니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에게는 ‘무덤’이 없습니다.
77년 시험용으로 만들어졌던 엔터프라이즈호는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걸려있다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공항에 ‘스티븐 우드바르-헤이지 우주센터’라는 전시장을 만들면서 그리로 들어갔습니다. 디스커버리도 퇴역 뒤 이 곳에 옮겨집니다. 아틀란티스와 엔데버는 각각 2880만달러(약 364억원)에 민간 박물관으로 팔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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