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s Times Square is empty of tourists after police and fire personnel close off parts of the area May 1, 2010. | REUTERS
Police stand guard after closing off parts of New York‘s Times Square May 1, 2010. | REUTERS
뉴욕 복판 ‘테러 소동’에 오바마는 ‘만찬중’
닉 샤피로 백악관 대변인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차량 폭탄이 발견된 직후 성명을 내고 뉴욕 경찰을 치하했다. 폭탄 발견 보고가 올라온 1일 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 참석하고 있었다. 오바마가 이날 만찬에 참석하기 전부터 백악관 안팎에서는 적절하느냐 아니냐를 놓고 말들이 많았다. 1920년부터 매년 연례행사처럼 열리고 있는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은 대통령과 기자들이 딱딱한 회견 분위기를 벗어나 자유롭게 농담을 주고받는 자리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로 어민 피해가 커지고 환경재앙이 벌어진 상황에서 오바마가 기자들과의 만찬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던 차에 뉴욕에서 테러 시도로 보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금 상황으로 보아선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의 소행이라기보다는 아마추어의 범죄시도 수준으로 보이지만, 시민들이 대피하고 난리가 났다. 오바마 정부 들어 테러 공포 때문에 미국인들의 간담이 서늘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나이지리아인 압둘무탈라브가 항공기 테러를 시도,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보다 한달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텍사스주 포트후드 신병훈련소에서 무슬림 군의관이 총기를 난사, 13명이 숨졌다. 압둘무탈라브 사건이 일어난 뒤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보수 우파들은 “오바마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 중이라는 걸 잊고 있다”고 맹비난했었다. 이번 뉴욕 사건을 놓고서도 공화당과 보수파들은 ‘오바마의 안보 불감증 때문’이라 공격하고 있다. 폭스뉴스 등은 “대통령이 지금 기자들과 저녁을 먹으며 농담을 주고받을 때인가”라고 비아냥거렸다.
FILE- This April 21, 2010 aerial photo taken in the Gulf of Mexico shows the Deepwater Horizon oil rig burning. | AP
Oil booms are seen as they reach the coast of South Pass, south of Venice, Louisiana, May 1, 2010. | REUTERS
멕시코만에선 ‘오일 카트리나’
루이지애나 앞바다 석유유출 사태는 오바마의 위기대응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영국계 석유회사 BP의 석유채굴장비가 침몰하면서 원유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지만 열흘이 넘도록 BP도, 미 방재당국도 누출을 초반에 차단하는데에 실패했다. 루이지애나의 해안 습지와 해상 자연공원은 기름띠로 범벅이 되기 시작했다.
기름은 해류를 타고 플로리다 쪽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재 멕시코만 4개 주로 ‘비상사태’가 확대됐다. 방재 당국은 해저탐사 로봇을 투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총동원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BP 측은 “기름이 얼마나 새어나오고 있는지 우리도 알 수 없다”고 실토했다. AP통신은 해양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기름띠가 멕시코 만류(灣流)를 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최악의 환경재앙으로 꼽히는 1989년 알래스카 엑손발데스호 침몰사태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민들 피해가 커지자 당국은 해저 160m에 기름제거제를 투입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나 악천후 때문에 방재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당국이 늑장대응을 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자 오바마는 뒤늦게 2일 현장 방문 일정을 잡고 최대 10억달러의 긴급방재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2005년 루이지애나 등 멕시코만 일대를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빗대 이번 사태를 ‘오일 카트리나’라 부르고 있다. 극우파 방송인 러시 림보는 5년 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안일하게 대응하다 국민들의 비난을 샀던 일을 거론하며 원유 유출을 ‘오바마의 카트리나’라 비꼬았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오바마 정부가 미 동부 해안에서 석유·천연가스 시추를 허용한 뒤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백악관도 이를 의식한 듯, 연안 시추를 허용한 조치를 당분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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