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교환계획(Oil For Food Program·OFF) 관련 비리를 놓고 유엔과 미국이 동시에 조사에 나선 가운데, 의혹이 사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불똥을 맞은 것은 러시아. 미국은 러시아 정치인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게서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면 러시아는 음모론에 불과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정치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이 유엔 금수조치 해제를 도와주는 댓가로 후세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미 상원 조사위원회 발표에 대해 “이라크 석유라곤 한 방울도 안 받았다”며 전면 부인했다.
앞서 유엔의 OFF 관련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미 상원 조사위는 러시아의 극우파 유명 정치인 지리노프스키가 후세인측으로부터 수백만달러를 제공받았다고 발표했었다. 상원 조사위는 이달초 프랑스의 샤를 파스콰 전 내무장관과 영국의 조지 갤러웨이 의원 등이 후세인에게서 1000만~2000만 배럴어치의 석유를 받았다는 주장도 내놨었다. 조사위측은 과거 후세인 정권의 핵심 요직을 차지했었던 타리크 아지즈 전부총리와 타하 야신 라마단 부통령 등으로부터 이같은 정보들을 입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체포한 후세인 정권 인사들을 심문해 얻은 자료를 종합해볼 때 러시아와 프랑스·영국 등이 ‘인도주의적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이라크 OFF에 참여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는 이라크산 석유를 빼돌려 시리아와 터키에 팔아 80억달러 이상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같은 뒷거래에 지리노프스키 등 정치인들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의혹을 산 유럽 각국은 뒤늦게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러시아의 유리 페도토프 부총리는 “러시아 기업과 정치인이 OFF와 관련해서 불법적으로 물질적, 금전적 혜택을 얻은 일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영국의 갤러웨이 의원은 워싱턴을 직접 방문해 상원 증언을 통해 무죄를 주장할 예정이다. 유엔의 이라크 제재가 비인도적이라며 금수조치 해제를 줄곧 요구했었던 갤러웨이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미국측 공격에 대해 “이라크 제재와 전쟁에 반대한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파스콰 전 장관은 “미국이 전쟁에 반대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깎아내리기 위해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 8월 유엔의 이라크 경제제재 시작
1995년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라크 석유식량교환계획(OFF) 실시 결정
1996년 12월~2003년3월 OFF 시행
2004년 1월 이라크 신문, 유엔관리 등 OFF 비리 연루 의혹 보도
2004년 4월 유엔, OFF 비리 의혹 조사 착수
2004년 10월 미 이라크서베이그룹, 유엔관료 OFF 비리의혹 제기
2004년 11월 미 상원, 사담 후세인 OFF 관련 비리 폭로
2005년 1월 OFF 비리 연루 미국 기업인들 기소
2005년 3월 미국 언론들, 코피 아난 아들 OFF 비리의혹 제기
2005년 5월 미 상원 조사위원회, 영-프 각료와 후세인 결탁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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