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재로 변한 여공들의 꿈

딸기21 2010. 2. 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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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봉제공장에 불이 나 20여명이 숨졌다. 벌집 같은 공장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 저임금으로 일해온 ‘여공들의 꿈’도 화재와 함께 재로 변했다.

방글라데시 데일리스타는 수도 다카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가지푸르 시 외곽의 의류공장에서 불이 나 여공 15명 등 21명이 숨졌으며 50여명이 다쳤다고 25일 보도했다. 화재가 일어난 곳은 스웨터를 주로 만드는 ‘가리브&가리브’라는 의류회사 공장으로, 24일 밤 9시 10분 쯤 공장건물 1층에 불이 나면서 2시간 넘게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 7층 건물의 1층에서 불이 바람에 위층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 희생자들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 숨진 여성노동자들 중 대여섯 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나 아직 현장 수습도 제대로 안 돼 나머지는 신원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화재가 난 공장 건물은 7층 빌딩인데, 1층에 불이 난 까닭에 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지도 모 대피하려는 사람들이 입구로 몰려 아수라장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주변 병원들로 옮겨졌지만 유독가스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진 이들이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 안에서는 평소 3500명 넘는 노동자들이 일을 해왔다. 회사 측은 “밤 9시에는 모두가 공장을 나가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날 사고에서 드러났듯 실제로는 밤까지 많은 노동자들이 남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건물의 방재 설비도 형편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열악한 공장에 관리감독도 소홀했던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거세지자 가지푸르 당국은 26일 부랴부랴 이번 화재사건을 조사할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 열악한 노동현실이 문제가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6년에는 남부 항구도시 치타공의 직조공장에서 불이 나 노동자 65명이 떼죽음을 당했다. 당시에도 공장 안에 있던 500여명의 노동자들 대부분이 야근 교대를 하고 있던 여성들이었다.

경제개발이 한창인 방글라데시는 1980년대부터 ‘한국형 발전모델’을 따라 노동집약적인 섬유·직물·의류산업을 키우고 있다. 생산된 제품은 주로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된다. 섬유산업은 이렇다할 기술산업이 없는 방글라데시에서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서 국가 전체 수출액의 80%가 이 분야에서 나온다.다카 주변 주요 공업도시들에 4000여개의 섬유·직물공장이 들어서 있으며, 고용된 노동자 수가 200만명이 넘는다. 그 대부분은 일자리가 없는 농촌에서 올라온 여성들이다.
이들의 노동 환경은 몹시 열악하며,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1990년 이래 섬유·직물업체 공장에서 사고로 숨진 사람이 350명, 다친 사람은 2500명이 넘는다. 임금은 몹시 적다. 방글라데시의 법정 최저임금은 월 25달러 수준인데 실제 노동자들 대부분이 그 이하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에는 공장 노동자들이 거친 환경과 저임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당국이 무력진압에 나서면서, 시위대 2명이 경찰 발포에 희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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