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반세기 만에 막 내리는 케네디가의 신화

딸기21 2010. 2.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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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게 미국 정치의 상징이 되어온 ‘케네디’라는 이름이 의회에서 사라진다. 지난해 8월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인 패트릭 조지프 케네디 2세(43) 하원의원이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물러나기로 했다. ‘미국의 왕조’로 불리던 케네디가의 정치역정도 그를 마지막으로 끝나게 됐다.


AP통신은 로드아일랜드주 8선 하원의원인 패트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으며, 선거구민들에게 전할 ‘은퇴’ 메시지까지 이미 녹음했다고 11일 보도했다. 패트릭은 12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불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며, 미리 녹음한 연설은 로드아일랜드 라디오를 통해 14일 방송될 예정이다.
AP통신이 미리 입수, 보도한 테이프에서 패트릭은 “20여년을 정치인으로 살아왔으나 이제는 인생의 새로운 방향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은퇴 이유와 앞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자폐증, 외상후장애후유증(PTS),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할 것이며 공공에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아버지와 함께 한 패트릭(왼쪽). /AP


패트릭은 에드워드 케네디의 세 자녀 중 막내로, 1991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디던스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만 21세에 주 하원의원에 당선, 케네디가 최연소 의원이 돼 가문의 기대가 컸다. 3년 뒤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대학시절부터 코카인 등 약물중독에 빠져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다. 2006년 워싱턴에서 약물중독 상태로 교통사고를 낸 뒤 약물치료센터에서 여러 차례 입원치료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아버지 에드워드 역시 1969년 형 로버트의 여성 선거운동원을 태우고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 곤혹스런 처지가 된 바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비슷한 운명은 세간의 이야깃거리가 됐다. 2000년에는 여성 경호원을 밀쳐 소송에 걸리기도 했다.

그의 은퇴는 민주당 안팎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6년 워싱턴 차 사고 스캔들 뒤에도 두 번 거푸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현 판세로 보아도 당선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로드아일랜드주는 민주당 등록유권자수가 공화당의 4배다. 그럼에도 물러나기로 한 것은, 개인적인 아픔을 달래주던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큰 충격을 받은 탓으로 보인다. 그는 “내 가장 소중한 멘토(후원자)이자 정신적인 힘의 원천이던 분을 질환에 빼앗겼다”고 말해 아버지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음을 드러냈다.
지난달 아버지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매사추세츠주 상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스캇 브라운이 당선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사추세츠는 케네디가의 고향이자 민주당의 아성이었는데, 에드워드가 숨지자마자 유권자들이 공화당의 정치 신예를 택했기 때문이다.

약물중독과 스캔들만을 남기고 패트릭이 정계에서 물러남으로써 1946년 존 F 케네디(JFK)의 하원 진출로 시작된 케네디 가문의 기나긴 정치행로도 끝나게 됐다.
JFK 2세인 존은 99년 비행기사고로 39세에 숨졌고, 딸 캐럴라인은 지난해 뉴욕주 상원의원에 도전하려 했다가 “능력이 없다”는 비판만 받고 꿈을 접었다. JFK 동생 로버트의 자녀 11명 중 장남 조는 연방하원의원을 12년 동안 역임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에드워드의 장남이자 패트릭의 형인 에드워드2세는 소아암으로 어려서 장애인이 됐다. 미국 언론들은 “영욕으로 점철된 한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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