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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여우가 가르치는 득도의 단계

딸기21 2010. 2. 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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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女優)가 가르치는 득도의 단계

18. 남백자규가 여우(등 굽은 여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 아직도 얼굴은 갓난아기와 같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도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도를 배울 수 있겠습니까?"
"안 됩니다. 어찌 될 성이나 싶은 일입니까? 당신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못 되기 때문입니다. 복량의라는 사람은 성인의 재질은 있으나 성인의 도가 없었고, 나는 성인의 도는 있으나 성인의 재질이 없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그가 과연 성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19. 아무튼, 성인의 도란 성인의 재질이 있는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이 역시 더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나는 신중하게 그를 지켜보았습니다. 사흘이 지나자 그는 세상을 잊었습니다. 세상을 잊었기에 다시 잘 지켜보았더니 이레가 지나자 사물을 잊읍디다. 사물을 잊었기에 다시 잘 지켜보았더니 아흐레가 지나자 삶을 잊게 되었습니다. 삶을 잊게 되자 그는 '아침햇살같은 밝음(朝徹)'을 얻었습니다. 아침햇살같은 밝음을 얻자 그는 '하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를 보게 되자 과거와 현재가 없어졌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없어지자 죽음도 없고 삶도 없는 경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 삶을 죽이는 사람은 죽지 않습니다. 삶을 살리는 사람은 살지 못합니다. 사물을 대할 때 보내지 않는 것이 없고 맞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으며, 허물어뜨리지 않는 것이 없고 이루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이를 일러 어지러움 속의 평온이라 합니다. 어지러움 속의 평온이란 어지러움이 지난 다음에는 온전한 이룸이 있다는 뜻입니다."

21. 남백자규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이런 것을 들었습니까?"
여우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부묵(버금먹)의 아들에게 들었고 부묵의 아들은 낙송(읊는 이)의 손자에게 들었고 낙송의 손자는 첨명(잘 보는 이)에게 들었고 첨명은 섭허(잘 듣는 이)에게 들었고 섭허는 수역(일 잘하는 이)에게 들었고 수역은 오구(노래 잘하는 이)에게 들었고 오구는 현명(그윽한 이)에게 들었고 현명은 삼료(빈 이)에게 들었고 삼료는 의시(처음같은 이)에게 들었습니다."


통 뭔소린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문장은 재미있다. 저것이 도의 전달경로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