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략이 일대 변화를 맞고 있다. 미군이 탈레반을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고 재건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간 주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10만여명을 총지휘하는 스탠리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가 권력을 분점할 수 있도록 해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가를 재건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총사령관으로 부임한 매크리스털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프간 전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인물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10만여명을 총지휘하는 스탠리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가 권력을 분점할 수 있도록 해 정국을 안정시키고 국가를 재건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총사령관으로 부임한 매크리스털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프간 전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인물이다.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올해엔 전황에 눈에 띄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 강조하면서도, 아프간전 회의론이 널리 퍼져 있음을 자신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군인으로서 볼 때 이미 이 전쟁에서 전투는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아프간이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평등하게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지도부를 아프간 정부에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지향하는 아프간인이라면 누구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그는 28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아프간전 동맹국·원조공여국 회의에서 새 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전략 변화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현실을 인정하고 ‘아프간 출구전략’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오바마 정부는 아프간에 대규모 병력을 증파했지만 전황을 뒤집는 데에 실패했다.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은 2017년 전까지는 미군 철수를 시작할 방침임을 밝혔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아프간에 대규모 증파를 했지만 전황을 뒤집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외부에서 유입된 테러조직원들로 이뤄진 알카에다와 달리 탈레반은 1990년대 후반 실질적으로 아프간을 통치했던 세력이다. 탈레반은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파슈툰족을 기반으로 한다. 이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고서는 전쟁이 끝날 수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은 지난해부터 알카에다 등 ‘극단세력’과 ‘온건 탈레반’을 분리해 대응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지난주 파키스탄을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탈레반도 아프간 정치를 구성하는 직물의 한 갈래”라고 말했다. 탈레반의 협력 없이는 아프간 정부를 제대로 세울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간 정부도 탈레반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 부정 시비와 관리들의 부패로 불신을 사고 있다. 여러 부족, 군벌 세력으로 이뤄진 국민 통합에 실패해 오는 5월로 예정됐던 총선도 9월로 미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군과 나토군의 민간인 살상으로 민심이 이반되고 있다면서 탈레반 내 강경-온건파에 대한 분리 대응과 협상, 권력분점 등을 제안해왔다.
미국은 새로운 전략에 따라 탈레반 내 온건 지도자들을 가려내 평화협상장으로 불러내는 동시에,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카불로 이어지는 위험지역에 증파된 병력을 집중시켜 테러기지들을 제거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아프간 대표부는 24일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몇몇 탈레반 지도자들의 이름을 지웠다. 유엔은 또 구금중인 아프간인 750여명의 신원을 검토해 일부를 석방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은 올해 예산에 ‘탈레반 재통합지출’이라는 명목으로 탈레반을 회유하기 위한 비용을 책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탈레반이 협상에 응할지는 회의적이다.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이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에게 서한을 보내 ‘중재’를 제의했지만 오마르는 응답하지 않았다. 미군과 아프간 정부는 이미 수차례 탈레반 정권 각료 출신 정치인들을 통해 오마르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미군은 탈레반이 협상테이블에 나오게 할만큼 무력으로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탈레반 전력은 2001년 개전 이래 최고다. 23일부터 24일까지 24시간 동안에만 다국적군 5명이 반군 공격으로 희생됐다.
더 큰 문제는 오마르 등 탈레반 핵심지도부의 신변에 대한 것이다. 리처드 홀브루크 미 아프간·파키스탄 특사는 90년대 내전 군벌인 굴부딘 헤크마티아르와 오마르 등 ‘핵심 인물’들까지 아프간 정부에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728x90
'딸기가 보는 세상 > 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르카엔 반대하지만... (4) | 2010.01.27 |
---|---|
'케미컬 알리'도 처형 (0) | 2010.01.25 |
가자로 가는 험한 길 (0) | 2010.01.07 |
예멘으로 '전쟁 확대'? (0) | 2010.01.04 |
CIA가 무인공습까지? (0) | 2010.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