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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펌/'올웨이스 비보이' 권우탁 감독 "남북관계가 영화의 시작"

딸기21 2010. 1. 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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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국내에서 비보이는 친근하면서도 낯선 존재다. 세계대회에서 1, 2등을 다투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페셔녈급에서 대형 쇼핑몰 앞 무대에 서는 게 전부인 아마추어급까지 수많은 청춘들이 비보이의 꿈을 꾸지만 대중은 그들을 잘 알지 못한다.

영화 '올웨이스 비보이'는 최고를 꿈꾸며 돌진하는 젊은 비보이들의 열정과 좌절, 꿈과 현실을 그리는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권우탁 감독은 공교롭게도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의 벤슨 리 감독처럼 재미교포다.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들고 국내 관객과 만났지만 두 감독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벤슨 리 감독과는 아직 만난 적이 없습니다. 일단 '플래닛 비보이'가 한국의 비보이를 주목하는 게 좋았어요. 그 영화에도 판문점 장면이 있는 걸 보고 놀라긴 했죠. 다른 사람들도 많이 물어보곤 합니다. '올웨이스 비보이'가 개봉은 늦었지만 촬영은 먼저 했으니 우연의 일치겠죠."

퍼블릭 에너미, 런DMC, NWA 등의 힙합음악을 들으며 미국에서 10대 시절을 보냈던 권우탁 감독은 워너 브러더스와 유니버설, NBC 등이 있는 캘리포니아 버뱅크에 살면서 조금씩 영화 만들기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어렸을 땐 힙합과 연기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랩 배틀에도 나가고 힙합으로 만든 1인극으로 투어 공연을 하기도 했죠. 대학에서는 연기를 공부하다 보니 연극이나 영화적인 요소를 생각하게 됐고 제 역할뿐만 아니라 스토리, 연기, 조명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면서 도전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영화를 만들겠다고 나선 권 감독에게 첫 번째 문제는 제작비였다. 담배회사나 주류회사에서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한다면 독립영화의 정신이 훼손된다고 그는 생각했다. 결국 자신의 돈과 친척, 친구들로부터 돈을 빌려 제작비를 충당했다.



영화 '올웨이스 비보이' 출연배우들

권우탁 감독이 첫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소재는 남한과 북한이었다. 독립운동을 했고 한국 초대정부의 일원이었던 권 감독의 외할아버지는 모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다 납북됐다. 그는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남북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이 주제를 힙합과 접목시키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영화 중후반부에 비보이와 발레리나가 판문점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그런 생각이 반영된 부분이다.

"2002년에 한국에 왔는데 그 전에 한국 비보이들을 봤어요. 한국 비보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죠. 파워무브 같은 경우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테크닉에서는 따라올 나라가 없죠. 인상적인 건 너무 겸손하고 착하다는 겁니다. 미국 비보이들은 엄청 폼 잡고 다니거든요."

'올웨이스 비보이'의 첫 촬영은 2005년 9월 시작돼 3주간 이어졌다. 3년간의 시간은 한국을 배우는 데 투자됐다. '한국을 배우고 나서 영화를 찍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영화 연출 경험이 전무한 권우탁 감독으로서는 낯선 어머니의 나라에서 아마추어 배우, 스태프들과 영화를 만드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올웨이스 비보이'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진 않지만 이러한 여건을 고려한다면 결코 간과할 작품은 아닌 것이다.

출연이 예정됐던 비보이가 촬영 직전에 출연을 고사한다거나 특정 장소의 촬영 허가가 번복되기도 했고 보조출연자 200여명이 섭외된 비보이 배틀 장면에서 크레인이 고장나는 등 촬영 중 어려움도 많았지만 후반작업 비용이 부족해 4년간 개봉을 하지 못했던 것도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권우탁 감독의 차기작은 두만강에 가서 찍는 일종의 실험영화다. 영화 '코야니스카시'처럼 뚜렷한 내러티브나 대사 없이 음악과 영상으로만 구성될 예정이다. 권우탁 감독은 두만강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고자 한 것은 "거기가 한국 미래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권우탁 감독에게는 여전히 '한국'이 가장 중요한 화두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윤태희 기자 th2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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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쟈니'라고 부르는데, 갑자기 권우탁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보니 낯설다.
그동안 영화 찍는다고, 낯선 나라(어머니의 나라라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니까)에 와서 고생 많았을텐데.
언젠가 홍대 근처, 친구들과 같이 쓰는 자취방에 들러본 적 있다. 그러고는 밥도 몇번 못사주고....
누나로서 도와준 게 아무것도 없어 미안하고 안쓰럽다.

우탁이의 영화가 잘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