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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느라 모병에 어려움을 겪던 미군이 경제위기 덕에 ‘호기’를 만났다. 3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미군이 연간 모병 목표를 초과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로 일자리가 줄면서 미군 자원자가 크게 늘었다.
국방부가 모병관 수를 늘려 '거리 모집'에 나선 것도 입대자가 증가한 요인이 됐다고. 사진은 뉴욕데일리.
미 국방부는 지난 9월말 만료된 올 회계년도 모병 현황을 집계한 결과 당초 목표 16만4000명의 103%인 16만8900명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발표했다. 미군 모병인원이 목표치를 넘은 것은 1973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바꾼 이래 35년 만에 처음이다. 국방부는 경기 침체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기존 직장들도 상여금을 삭감하는 등 급여가 줄자 군 입대 희망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입대자들은 95%가 고교 교육을 마친 사람들로 학력·경력 면에서도 이전 입대자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주 방위군 자원자도 늘어, 주 방위군과 예비군 병력 역시 정원의 104%에 이르렀다. 워싱턴포스트는 “대부분의 신병이 전쟁터에 나가야 할 것이 거의 확실한데도 이례적으로 지원자가 많았다”고 보도했다.
부시의 <낙제아동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과 전쟁을 빗댄 만평
입대 자격이 안 됐던 사람들까지도 모집할 수 밖에 없는 미군을 풍자한 그림들
미군은 베트남전 이래로 지원자가 줄었고, 특히 냉전이 끝나 국방예산이 줄고 군에 대한 혜택도 삭감된 뒤에는 희망자가 급감해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군 당국은 지역별로 모병관을 두어 ‘실적관리’를 하는 등 병력 충원에 애를 썼지만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모병관들이 줄줄이 자살할 정도로 군 인력을 찾기가 힘들었다.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으로 미군 사망자가 크게 늘자 미국인들의 입대는 더욱 줄었다. 현재 이라크·아프간에 주둔중인 미군은 최소 3번 이상씩 두 지역에 파병된 군인들이라 위험하고 열악한 근무여건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이라크 파병부대로 알래스카 이누이트 원주민을 훈련시키고, 시민권을 주는 대가로 외국인을 모병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육군은 인원을 채우기 힘들어 고교 중퇴자와 과체중자, 심지어는 중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까지 입대시켰다. 이 때문에 미군의 질이 떨어지고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외국인들을 전쟁에 동원하며 ‘시민권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컸다.
그래도 자원자가 늘지 않자 국방부는 모병관 수를 늘려 거리에 직접 나가 모병 캠페인을 하게 했고, 실적 수당도 증액했다. 모병 예산으로먄 지난 회계년도에 국방부는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썼다. 빌 카 국방부 인력담당 부차관은 “올해의 ‘성공’ 덕에 내년에는 모병 예산을 11%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전이 사실상 종료단계에 들어간 것도 입대를 늘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아프간에서는 미군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지만 이라크전 전사자는 2007년 904명에서 지난해 314명, 올들어서는 128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전체 이라크전 전사자는 지금까지 434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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