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국제 핵사찰' 최종 타겟은 중국?

딸기21 2004. 2. 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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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핵사찰을 계기로 국제 핵무기 암시장의 검은 네트워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통해 드러난 의혹의 최종 귀결지는 중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을 가장 큰 적수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 핵 의혹을 빌미 삼아 중국에 대한 압력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의 출발점은 중국?

지난해 10월부터 리비아의 핵 시설을 사찰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영 무기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들어간 핵 설비와 기술의 유출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산 핵무기 조립 설계도가 80년대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으며, 2000년 이후 다시 리비아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찰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의 설계도가 구식이기는 하지만 대형 탄도미사일 장착용 핵폭탄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파키스탄의 핵무기 제조과정 초기에만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리비아 사찰결과는 중국이 90년대 이후에도 파키스탄 핵과학자들을 `지도'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IAEA는 중국이 핵 기술을 유출했을 뿐 아니라, 이란에 천연 우라늄과 우라늄 농축용 가스를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對中) 압력 본격화될 듯

워싱턴포스트는 리비아 문건들이 중국을 둘러싼 오랜 의혹을 밝혀줄 `증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핵 의혹 공방은 미-중 관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북핵 협상 등과 맞물려서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권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 경계와 견제의 대상으로 인식해왔다. 최근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을 계기로 미국에서 중국경계론이 크게 부상한 것은 양국의 경쟁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는 한편, 무역불균형 문제와 중국 위앤화 평가절상 문제 등 경제분야에서의 직접적인 압력도 불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가 이란 핵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주장해 러시아와 신경전을 벌였다. 이란 의혹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었다면, 리비아 핵 사찰은 미국의 `핵 칼날'이 결국 중국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 네트워크의 실태

리비아 사찰 결과 중국 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아시아를 망라해 10여개국 기업들이 핵 암시장에 연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네덜란드·오스트리아·벨기에·스위스·스페인 기업들이 이란에 핵 설비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독일인 3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남아공 과학자들도 의혹을 받고 있다. 일본 기업 1곳도 리비아에 핵 관련 설비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랍에미리트연합과 말레이시아의 기업인들은 리비아돥파키스탄 핵기술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지목됐다.
한국 기업 1곳도 리비아에 우라늄 농축설비 부품 4종을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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