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사

어제의 오늘/ 전두환 노태우 유죄선고

딸기21 2009. 8. 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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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10월 민주당의 박계동 의원은 국회에서 노태우 전대통령이 재임 때 거액의 비자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검찰이 진상조사에 들어가 그해 11월 첫날 노 전대통령을 소환조사한 뒤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했다.
비자금 파문은 ‘돈 문제’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정권의 부정축재 의혹은 물론이고, 이들 정권의 출발점이 된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중항쟁 학살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여론을 수용해 5·18 특별법 제정을 지시하면서 이른바 ‘역사 바로세우기’를 선언했다.

광주학살에 대해서는 이미 88년 국회 청문회에서 진상규명 시도가 있었지만 진실을 밝히는 데에 실패하고 무산됐다.
피해자 유족들과 인권단체들의 고소·고발도 여러 건이었지만 검찰은 그 때마다 기소유예나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그러던 검찰은 대통령의 특별법 제정지시에 따라 다시 재조사에 착수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특별법이 합헌이라 결정함으로써 진상규명의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검찰은 노 전대통령이 수감된지 한달 만에 군 형법상의 반란수괴죄를 적용, 전 전대통령을 비롯한 80년의 신군부측 인사 11명을 구속기소했다. 5공화국 비리 수사도 같이 진행됐다.

96년 3월에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죄목은 군형법상 반란 및 내란수괴 내란목적살인, 상관살해, 뇌물수수죄 등 10여 가지에 이르렀다. 8월 26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는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12·12, 5·18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전 전대통령에게 사형을, 노 전대통령에게는 징역 22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정호용, 황영시, 허화평, 이학봉 등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또 두 전직 대통령에게 수천억원 대의 거액 추징금을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항소했다. 2심을 거쳐, 이듬해 4월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전 전대통령 사형, 노 전대통령 징역 12년의 형량을 확정지었다.

97년 12월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 대화합’을 명분으로 이들을 모두 특별사면했다.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은 구속된 지 2년여 만에 풀려났으나, ‘학살자’였던 과거를 지울 수는 없었다. 

올들어 노무현·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면 국장이나 국민장을 치른 뒤 국립서울현충원 혹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형법 제87조(내란죄)를 위반해 유죄를 선고받고 형이 확정된 사람은 국립묘지에 안장을 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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