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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경제단체로서 전통적으로 자민당을 지지해왔던 게이단렌(經團連)이 오는 30일 총선에서 자민당 지지의견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재계마저 자민당에 등 돌리는 분위기다. 자민당은 사면초가가 됐으며, 거물급 의원들조차도 정치적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게이단렌이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 지지 방침을 밝히지 않고 회원 기업들에게 ‘자유투표’를 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게이단렌은 2005년 총선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우정민영화 정책을 찬성한다고 발표, 자민당 지지를 분명히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민당 총재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지지 입장을 밝혀달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민당 지지를 사실상 거부했다.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 게이단렌회장은 “일본의 명운이 달린 선거이므로 정책 논쟁을 통해 국민들이 선택하도록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강조했다.
게이단렌은 새 정권에 요구할 ‘정책 요청’을 논의하는 회동도 선거 뒤에 갖기로 하는 등, 정권교체에 대비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이단렌과 함께 일본의 양대 경제단체인 경제동우회도 새 정권에 전달할 ‘정책 요망서’를 총선 뒤인 31일에 발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자민당과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전통적 우호세력인 재계가 등을 돌림으로써, 자민당은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아소 총리는 23일과 24일 언론들과 연쇄 회견을 갖고 “민주당의 공약은 장밋빛 사회주의 공약들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대세를 뒤바꾸긴 힘들어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13선 의원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의 간판 거물의원들조차도 이번 총선에서는 당선을 자신할 수 없어 지역구에 달라붙어 있는 형편이라고 보도했다. 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町村)파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관방장관, 고가 마코토(古賀誠) 전 간사장, 고이즈미 시절 스타로 부상했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상 등도 각기 지역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아베 신조(安倍晋三) 등 전직 총리들이 일제히 나서서 전국을 돌며 자민당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섰지만, 후쿠다와 아베는 워낙 인기가 없어 지원의 효력이 별로 없다. 일세를 풍미했던 고이즈미조차도 유권자들 설득에 실패하는 형국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간사장,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 등이 총동원돼 전국 유세에 나서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23일 “(집권하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해 미군 핵항모의 일본 내 기항 금지를 비롯한 ‘비핵 3원칙’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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