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이번엔 '돼지 인플루엔자' 비상

딸기21 2009. 4. 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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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가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에 이어 인접한 미국에서도 감염 환자들이 잇따라 보고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인 전염병(pandemic flu)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자칫 ‘제2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발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WHO는 25일 웹사이트를 통해 성명을 발표, “멕시코·미국 돼지 인플루엔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전문가위원회를 소집했으며 증상과 원인 분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로 귀환, 전문가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이 사태에 대한 종합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찬 사무총장은 “이 질병이 광역 전염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몇해 전 아시아를 공포에 떨게 만든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WHO는 2005년 SARS 파동 뒤 인플루엔자 전문가위원회를 만들고 광역 전염병 대응시스템을 가동시켰는데, 긴급회의가 소집된 것은 이 위원회 설치 이래 처음이다. 





WHO가 우려하는 것은 멕시코 내 감염자가 짧은 기간에 급증했다는 것이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인체에 전염된 적은 과거에도 있었고, 감염된 사람에게서 또다른 사람들에게로 옮겨가는 ‘인체-인체 감염’도 보고됐다. 2007년 필리핀 루손 섬에서 이 병이 주민들에게 전염된 적이 있지만 희생자 수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멕시코 사태의 경우 지난달 발병 사실이 드러나고 지난 23일 사망자가 처음 알려진 뒤 순식간에 80명 이상이 숨질 정도로 전파가 빨랐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감염·사망자 대부분이 25~45세의 성인층이라는 것이다. 어린이·노인 등 취약계층이 아닌 건강한 성인 연령대에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WHO는 ‘광역 전염병’으로 파악한다. 미국에서도 학생 등 젊은층에게서 감염 증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와 AI의 유사점에 주목한다. 20세기 최악의 전염병이었던 1918년 ‘스페인 조류독감’과 21세기 들어 세계를 휩쓴 AI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종에서 시작됐다. 지난 24일 멕시코 사망자들을 조사한 WHO는 이번 사태가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의 일종인 H1N1의 변종에서 나왔음을 확인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이 변종을 만들어 동물에서 인체로 전염되고 대량 감염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과거의 대형 광역 전염병 사례들과 매우 비슷하다.
AI는 ‘인체-인체 감염’ 여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돼지 인플루엔자는 이 경로가 계속 확인되고 있어, 확산 속도가 훨씬 더 빠를 수 있다. 또한 AI는 감염된 조류를 만지거나 먹었을 때 소화기를 통해 옮겨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돼지 인플루엔자는 호흡기성 질환이어서 대량감염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아직 인체 돼지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치료제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없다. WHO는 AI 치료제 ‘타미플루’가 돼지 인플루엔자에도 효과가 있는 지 조사하고 있으며, 약품을 확보하기 위해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와 접촉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는 100만명 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해놓고 있다. 로슈는 “타미플루의 효과가 확인되면 수백만명 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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