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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단원들을 선정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5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전세계 관객들의 ‘온라인 관람’ 속에 연주회를 마쳤다. 유튜브 오케스트라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지휘자인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지휘로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을 망라한 15곡을 연주, 예상 밖의 놀라운 화음을 들려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Conductor Michael Tilson Thomas (right) applaudes the YouTube Symphony Orchestra
during a performance at Carnegie Hall, on April 15, in New York. /AFP
33개국 96명의 연주자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는 바흐, 모차르트, 바그너, 차이코프스키 등의 고전음악과 비야 로보스, 루 해리슨, 존 케이지 등 현대 작곡가들의 곡을 두루 연주해 현장을 메운 2800여명의 청중들에게서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카네기홀 천정은 공연 내내 화려한 동영상으로 뒤덮여, ‘첨단 테크놀로지와 클래식의 조화’라는 평을 들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영화 <와호장룡>의 주제가를 만든 중국 작곡가 탄둔이 이번 연주회를 위해 특별히 작곡한 <인터넷심포니 1번 에로이카>라는 시험적인 곡이었다. 탄둔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 세계의 방송을 보며 들은 다양한 거리의 소음들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 이 곡을 작곡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케스트라는 또 첼리스트 요요마와 피아니스트 랑랑과의 ‘비디오 협연’도 가졌다. 요요마, 랑랑의 비디오 연주와 유튜브 오케스트라의 실황이 어우러진 독특한 방식의 협연이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 오디션’을 통해 단원들을 선정,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유튜브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2개월에 걸쳐 세계 네티즌들로부터 지정곡인 탄둔의 <에로이카>와 자유곡 오디션 영상을 접수받았다. 런던심포니, 베를린필하모닉, 뉴욕필하모닉 등의 전문 연주자들이 70여개국 3000여명에게서 온 응모 영상을 심사해 200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려냈다. 이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사용자들이 투표해 96명을 최종 선정했다. 15~55세의 다양한 연령층에 다국적·다인종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는 13일 뉴욕에 도착해 줄리어드 음악학교 등에서 공동연습을 했다.
지휘자 틸슨 토머스는 “호흡을 맞춘 기간은 사흘에 불과했지만, 상상 이상의 호흡을 보여줬다”며 “고전적인 오케스트라 공연에 보이스카우트 캠핑 같은 즐거운 분위기가 겹쳐진 연주회였다”고 말했다. 남미 콜롬비아에서 온 트럼본 연주자 윌슨 곤잘레스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카네기홀에 선 것은 믿지 못할 환상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아마추어 첼리스트 피에르 샤를은 “첫 연습 때부터 호흡이 너무 잘 맞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수정(첼로), 김대식(바이올린)씨를 비롯해 국내 혹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도 8명이나 참가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참가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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