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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도 '백기 투항'

딸기21 2003. 12. 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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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도 '백기 투항'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를 전면 포기하고 국제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미국의 무력에 의해 붕괴한데 이어 미국이 `테러국가'로 지목했던 리비아까지 반미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키로 함으로써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리비아가 스커드 미사일 개발에 북한의 도움을 받았음을 인정했다"고 밝혀 향후 미국의 외교적 압력이 북한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리비아 외무부는 "리비아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국제규약상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모두 폐기키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리비아측의 발표가 있은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총리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리비아의 결정을 환영했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트리폴리(리비아 수도)에서 리비아의 지도자인 무아마르 카다피 대령이 모든 WMD를 제거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미국과 리비아는 9개월 동안 협상을 벌여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지난 1988년 팬암기 폭파사건(로커비 사건) 이후 리비아에 경제제재를 가해왔으며, 미국은 유엔과 별도로 자국 기업들의 리비아 투자를 막는 제재를 가해왔다. 유엔은 지난 3월 리비아가 로커비사건 손해배상에 합의한 뒤 제재를 해제했으나 미국은 리비아의 WMD 보유의혹을 들어 금수조치를 철회하는 것을 거부했었다.

부시대통령의 기자회견 직전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런던에서 회견을 갖고 "리비아는 핵무기와 화학무기 확산을 금지하고 미사일 사거리를 제한한 국제협정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의 전격적인 결정에는 이라크전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는 국제사회에서 고립의 정도가 북한이나 이라크만큼 심하지는 않았으며 자급자족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경제규모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미국을 거스르는 나라들은 반드시 붕괴시킨다"라는 사실을 리비아에 각인시켰고, 후세인 정권의 붕괴를 지켜본 카다피 원수도 결국은 반미노선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리비아가 협상에 들어간 것은 이라크전이 일어난 지난 3월부터였다. 영국 총리실은 리비아가 핵폭탄 개발 직전에 이르렀음을 시인했으며, 미국과 영국 전문가들에게 주요 화학무기 관련시설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WMD 문제에서 리비아는 완전히 '백기를 들고' 나왔다는 얘기다.

이제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는 더더욱 거칠 것이 없게 됐다.

'테러국가와 독재자는 힘으로 응징한다'는 강경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입증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후세인 체포에 이어 리비아까지 손들게 만듦으로써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전세계에 선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더욱 심화되고, 미국으로부터 더 강한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북한은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미국의 뜻에 반하여 WMD를 추구하는 국가'가 되어버렸다. 부시행정부 고위관리는 "리비아는 북한의 협력을 얻어 스커드미사일 개발계획을 추진했음을 시인했다"고 말해 다음번 '타겟'이 북한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리비아, 투항절차 시작 (12.20)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포기선언에 이은 조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식 접촉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은 리비아를 반미국가의 전선에서 끌어내린 성과를 바탕으로 북한과 이란, 쿠바, 시리아 등 `불량국가'들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외교전에서 `힘의 승리'를 구가하면서 승승장구의 기세를 올리고 있다.

리비아-IAEA 협상 시작

리비아 대표단이 핵 프로그램 폐기와 관련한 협상을 위해 20일 오스트리아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소에 도착했다고 한 외교관이 밝혔다. 리비아 대표단이 빈에 도착한 것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WMD 폐기 계획을 밝힌지 불과 하루만이다. IAEA는 22일 리비아측과의 협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다른 서방 외교관은 리비아가 핵확산금지조약(NPT) 부속의정서에도 곧 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비아는 지난 주말 발표한 외무부 성명에서 NPT 부속의정서를 포함, 모든 국제조약에 대한 의무를 준수할 것이며 국제사찰을 전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부시 미국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카다피 원수를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 3자 회동이 이뤄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량국가 `압박'

리비아가 미국에 두 손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 적대국가들에게는 커다란 `쇼크'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비아는 WMD 개발 과정에서 북한과 협력했음을 시인, 북한에 대한 압력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빈의 외교관들은 리비아가 NPT 부속의정서에 서명키로 한 것은 바로 북한과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이란이 NPT 부속의정서에 서명했었다. 이란은 IAEA의 불시사찰까지 모두 수용키로 최근 결정했으며, 시리아는 알카에다 자금 2350만달러를 압류하는 등 테러지원 혐의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라크전 후 이른바 불량국가들의 이같은 태도 변화로 인해 북한은 향후 대미 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대통령은 20일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리비아의 WMD 포기선언이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기양양 부시

부시행정부는 `봄날'을 맞고 있다. 이라크 전후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썩히다가 최근 후세인 체포와 리비아의 WMD 포기선언이라는 두 가지 큰 결실을 얻으면서 부시대통령의 기세가 올라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전했다. 부시대통령은 "WMD를 포기하는 지도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자유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남아 있는 적대국가들을 더욱 압박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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