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기후변화와 호주 대화재

딸기21 2009. 2. 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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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호주 대화재 뒤에는 지구적인 기후변화라는 근본적 요인이 숨어있다는 과학자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호주의 전임 우파 정부가 글로벌 기후변화 협력체제를 회피한 채 반환경 정책을 써온 데 대한 비판과 함께 지구온난화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호주 정부 산하 산불협력연구센터(BCRC)의 게리 모건 연구원은 9일 “이번 빅토리아주 대화재는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오래 지속되고 규모가 커지면서 일어난 참사”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모건은 “호주는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지형적, 기후적 요인을 안고 있는 나라”라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기상 조건이 극단적으로 대형 산불을 만들어낸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정부 지질국과 정부 산하 과학연구기구(CSIRO)도 “기후변화 때문에 앞으로 몇년 동안 기상조건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멜번 모나쉬대학 기후학자들과 환경단체 그린피스도 대화재 참사 이면에 글로벌 기후변화가 있음을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대화재를 계기로 케빈 러드 총리가 이끄는 호주 정부에 “더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만들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0년간 집권했던 존 하워드 전총리의 우파 정권은 온실가스 감축 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회피한 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주도한 ‘아시아·태평양 기후파트너십’에 가입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었다.
2007년 집권한 노동당의 케빈 러드 총리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 줄이는 것을 비롯한 감축계획을 내놓았지만 환경단체들은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호주는 가뭄, 혹서, 화재 등 기후적 요인으로 인한 자연재해에 유난히 취약한 나라”라면서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이 이미 2년전 보고서에서 호주에 대화재 등의 재앙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고 보도했다.

호주 화재 사망자는 170명을 넘어섰으며 230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호주 정부는 방화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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