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이스라엘 총선

딸기21 2009. 2. 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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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이 10일 실시됐다. 강경우파 리쿠드당이 근소한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도-좌파인 집권 카디마당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러나 어느 당도 크네셋(의회) 120개 의석 중 30석 이상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선거 이후 정당들 간 분주한 이합집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파 연정이 되느냐, 중도-좌파 연정이 꾸려지느냐에 따라 중동평화 전망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 쟁점과 전망 등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Q.총선 구도와 판세는.

A.리쿠드, 카디마, 그리고 노동당과 신흥 우파정당 ‘이스라엘 우리집(YB)’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쿠드는 26~28석을, 카디마는 23~25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급부상한 YB는 동유럽·러시아 등지에서 귀국한 유대인들을 지지기반으로 삼는 극우 정당인데,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을 제치고 16~19석을 얻어 제3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리쿠드당과 YB 등 우파 정당들이 65석 안팎을, 중도-좌파 정당들이 55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Q.연정 구성 논의는 어떻게 되고 있나.

A.이스라엘은 서로 다른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유대인 집단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복잡한 배경 때문에 여러 정당들이 의회를 나눠가진 뒤 이합집산을 통해 연정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정국이 운영돼 왔다.
이스라엘 총선은 개별 후보가 아닌 지지정당에 투표하는 100% 비례대표제다. 이번 선거에서 리쿠드가 카디마를 큰 표 차이로 누르면 노동당, YB 등 여러 정당이 리쿠드와의 연정에 들어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카디마가 막판 기세를 몰아 역전하거나 근소한 차이로 선전한다면 노동당과 유대 온건파 정당들, 심지어 우익 YB까지도 카디마와 손 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리쿠드-카디마 양측은 모두 중도파들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 가자전쟁을 주도한 에후드 바라크 당수 현 국방장관이 이끄는 노동당은 좌-우 어떤 정부가 구성되든 연정 구성의 캐스팅보트가 될것으로 보인다.

Q.차기 총리는 누가 될까.

A.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번 선거를 ‘치피와 비비의 싸움’이라 부른다. 치피 리브니 카디마 당수와 베냐민 네타냐후(애칭 비비) 리쿠드 당수간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현 외무장관인 리브니는 지난해 당수 직에 올랐으나 카디마-노동당 연정을 일신하는데 실패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골다 메이어 이래 두번째 여성 총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카디마 내부조차 완전히 장악 못해 지도력을 의심받고 있다.
네타냐후는 90년대 한차례 집권했다가 강경일변도 정책으로 중동평화협상을 망쳤다는 평가만 받은 채 물러난 인물이다. 하지만 리더십 부족에 시달려온 카디마-노동당 연정을 맹공하면서 정치적으로 재기했다. 특히 현 정부가 가자공격으로도 하마스 궤멸에 실패한 점을 집중공격하며 유권자들의 안보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Q.이번 총선이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은.

A.유력한 총리 후보인 네타냐후는 9일 중동전쟁 때 무단 점령한 골란고원을 시리아에 반환하지 않을 것이며 동예루살렘도 팔레스타인에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협상을 통해 골란고원 반환에 거의 합의를 봤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가 될 곳인데, 카디마 정부는 지난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동예루살렘 치안권을 이양하는 내용을 포함한 평화협상안을 제시했었다.
네타냐후는 이런 약속들을 모두 뒤집으려 하고 있다. 네타냐후가 집권한다면 향후 평화협상은 더더욱 꼬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조지 미첼 특사 등을 보내 중동정책 사전조율에 나섰지만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협상 전망에 암운이 드리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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