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상범의 작품(아마도 '초동' 인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남)과
그리고 김환기의 <산월>.
같은 이름의 작품이 여럿 있는 것 같은데, 이번에 전시된 것은 이 작품이예요.
인터넷 뒤져서 긁어왔는데, 시원하면서도 묘하면서도 어딘가 재치있는 그 색감이 잘 안 사네요.
김환기 작품 좋은것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 작품 말고, 유명한 <영원의 노래>도 있었는데 역시 좋았고요.
사실 '좋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지만, 그냥 '좋다!'는 감탄사 만으로도
동행한 후배와 한동안 즐거워할 수 있었답니다.
근대인들의 근엄함, 계몽주의, 폼생폼사,
'일제 치하'라는 말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그보다는 좀더 다채로운 분위기.
이쾌대 같은 근대, 한복 입은 근대, 손에 책 한권씩 들고 있는 지식인들의 근대,
이국 풍경을 후까시 팍팍 넣어 그린 근대, 한국적이면서도 모던한 근대.
1960년대 작품들도 꽤 있어서, '근대'에 '현대'가 좀 섞여있는 모양새였습니다만.
'근대'로 볼지, '현대'로 볼지는 차치하더라도
1950년대에 한국전쟁을 조금은 시니컬하게, 담담하게, 혹은 참담하게 그린 작품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전쟁과 미술의 만남은, 제게는 그저 '반공포스터' 수준으로만 인식되고 있었는데
한국에도 고야처럼 학살을 묘사한 화가가 있었다는 걸 알게된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덕수궁미술관 바로 앞에는 좀 안 어울리면서도 어느새 역사가 깃들여져 어울리게 되어버린
서양식 분수대와 잔디정원이 있지요.
미술관 문을 나서면 눈 앞에 펼쳐지는 그 풍경을 저는 참 좋아해요.
눈 앞에 하늘, 그 주위로 빌딩들, 그 아래로 고궁과 잔디밭.
지난 주말에는 눈이 온 덕에 색다른 풍경이 펼쳐져서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분수대 위쪽 '동관' 수리가 끝나서 다시 문을 열었어요.
이번 전시회 5부 작품들이 거기 전시돼 있었는데
2층에 "근대까페"라는 것이 문을 열어서 아주 즐겁게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 왔답니다.
전시회 3월까지니까 다시 가서 김환기, 이상범 작품 다시 보고 싶네요.
안 가보신 분들, 꼭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