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부시와 블레어에 감사한다

딸기21 2003. 12.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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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이 말살한 우리 안의 지하드(성전·聖戰)를 조지 부시와 토니 블레어가 일깨워줬다".

6개월전 미군 부대가 이라크 북부의 사마라에서 결혼식 행렬에 총기를 발사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미군은 주민들과의 관계를 복원하려 노력했지만 골을 메울 수는 없었다. 반년이 지난 뒤 미군은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다시 대대적인 작전에 돌입했다. 단 하루 동안 미군은 반군 54명을 사살했다(미군 주장).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사마라는 세계적인 유적 `사마라 대탑'으로 유명한 티그리스 강변의 소읍(小邑). 작년에 이라크인 두 명과 이 곳을 방문했었다. 사마라를 떠올리면 나선형의 높은 탑과 티그리스강, 모래바람이 생각난다. 이 곳이 티크리트와 라마디에 이어 이른바 `순니 삼각지대'의 중심에서 저항세력의 본거지로 떠올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2일자에 미군에 대한 적개심으로 불타오르고 있는 사마라의 민심을 전하는 르포기사가 실렸다. 누가 그 조용한 마을(사실 '도시'라고도 볼 수 없는)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사살작전이 끝난 뒤, 사마라의 모스크 앞에 새겨진 피묻은 발자국)


미군은 저항세력의 공격이 기승을 부렸던 30일 사마라에서 탱크 8대, 브래들리 전차 4대, 험비 6대를 동원해서 진압작전을 펼쳤다. 미군 대변인 마크 키미트 준장은 "군복에 마스크를 착용한 페다인 민병대원들이 화폐수송차량을 공격해와 54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주장은 다르다. 매복한 게릴라 `한두명'을 발견한 미군이 총기를 무차별 난사, 아무런 무기도 없던 주민 여러명과 순례자 1명이 숨졌다는 것이다. 미군은 이 `교전'에서 병사 5명이 경상을 입었다.



(총격을 받고 다친 이라크 소년이 병원에 누워 있다. 이 아이는 그저 '부수적 손실'일 뿐이다)


주민들은 미군의 강공이 저항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고 경고한다. 조용한 유적도시였던 이 곳이 `참극의 도시'에서 다시 `저항의 도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사담 후세인은 우리에게서 지하드의 정신을 말살했다. 그런데 부시와 블레어가 잊고 있던 그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베두인 두건을 쓴 청년 카심이 FT와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젊은이들 수십명이 `무자히딘(전사)'들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 38세의 마흐무드는 "(미군에게) 아이들만은 쏘지 말라고 애원했었다"면서 미군의 총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8살 소년 칼라프의 손을 들어보였다.

여섯달 전 미군이 처음 주둔했을 때만 해도 주민들이 증오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점령군과 주민들 간의 감정은 나빠지기만 했고, 특히 최근 미군이 `바그다드 쇠망치 작전' `이라크 북부 담쟁이폭풍작전' 등 강도 높은 공세를 펼치면서 극단의 대립으로 바뀌었다. 미군이 임명한 경찰서장 이스마일 무하마드조차도 "미군이 주민들을 선동하는 꼴"이라면서 반미감정을 드러냈다. 이스마일 서장은 "나치 치하의 프랑스인들이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면서 "지금 우리가 그런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부라힘 부족을 이끄는 종교지도자 셰이크 카탄은 "미군이 보이지 않는 것만이 유혈사태를 막는 길"이라며 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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