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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미군 증파

딸기21 2008. 12. 2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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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이라크 주둔 병력을 줄이는 대신 내년초부터 아프가니스탄 파병규모를 늘이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전부터 얘기해왔던대로 대테러전의 중심축을 아프간으로 옮기는 병력이동이 실천에 옮겨지는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 접경지대 알카에다 근거지를 소탕하지 못하는 한, 병력을 아무리 늘려도 아프간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프간 정부는 “군대보다는 원조를 늘려 민심을 잡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증파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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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Army soldiers and Afghan National Policemen and Army load onto a Chinook helicopter 
along the Afghan-Pakistan border.  /AFP

마이크 멀런 미군 합참의장은 20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방문,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8개월에 걸쳐 2만~3만명을 추가 파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카불 인근 바그람기지 등에 3만1000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 중 1만4000명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 소속으로 파병돼 있다. 멀런 의장의 계획대로라면 아프간 미군 규모는 6만명 수준으로 늘어, 현재의 2배로 커지게 된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미군은 1차로 제10산악전투여단 소속 부대 등 3000명을 내년 1월초 카불 남쪽 와르닥주와 로가르주에 보내 영국·캐나다·네덜란드군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봄에는 2800명을 추가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고 아프간 주둔군을 늘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오바마는 “오사마 빈라덴을 잡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 ‘알카에다와의 전쟁’이라는 대테러전 본래의 목적에 충실할 것임을 시사했었다. 차기 미 행정부에서 유임이 결정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군 지도부 사이에도 대테러전의 무게중심을 아프간으로 옮긴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데이빗 매키어넌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도 “병력 2만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며 증파를 요청했었다.

‘병력 이동’ 계획이 효과를 거둘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미군은 2001년10월 아프간 공격을 시작한 뒤 단 며칠만에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고 이듬해에는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2006년 봄 탈레반 대공세를 시작으로 전세가 역전됐다. 최근 한 싱크탱크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 영토의 70% 이상이 다시 탈레반 손에 넘어갔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끄는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세력과의 협상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정국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토착 부족세력인 탈레반과 외국 무자헤딘(이슬람전사) 테러집단인 알카에다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 미군도 어느 정도 이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같은 분리대응이 가능하려면 파키스탄 내 테러기지들을 제거하고 아프간에 대한 원조를 늘려 극단주의가 자라날 토양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프간 측은 주장한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시카고트리뷴 20일자 인터뷰에서 “미군이 국경지대 테러기지를 공격하기 위해 증파한다면 효과가 있겠지만 카불 근교에 병력을 집어넣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알카에다를 잡는다면서 아프간 민간인들을 살상하는 짓을 멈추고 인도적 지원부터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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