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인도 무슬림

딸기21 2008. 11. 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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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인명피해를 몰고 온 인도 뭄바이 테러의 배경에는 인도 무슬림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숨어있다. 힌두교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도에서 무슬림들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차별 속에 ‘2등 국민’이나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해왔다. 이같은 차별이 좌절한 무슬림 청년들을 과격단체의 유혹에 빠지게 만들고, 결국 테러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는 지적이 많다.

27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등은 뭄바이를 강타한 테러를 계기로 인도 무슬림들의 실태를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인도 내 힌두와 무슬림의 갈등은 오랜 역사적 연원을 가지고 있다.
무슬림들은 영국 식민시대 이전까지 무굴제국의 주축으로서 인도를 다스렸으나 식민지화된 뒤 힌두에 밀렸다.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1947년 파키스탄이 독립하면서 이동해갔지만 아직도 1억4500만명이 인도 내에 살고 있다. 인구로만 보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다음으로 무슬림이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우타르프라데시주와 서벵갈주에는 각기 3000만명, 2000만명 이상의 무슬림이 살고 있다.
인도의 무슬림들은 파키스탄에 심정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파키스탄에 병합되기를 원하는 카슈미르에서는 인도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카슈미르 주민들은 인도 독립 당시 파키스탄에 속하기를 바랐으나 당시의 라자(토후)가 인도측과 물밑협상에서 인도로의 합병을 승인, 분쟁의 씨앗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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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에서 시작된 분리운동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투쟁은 2000년대 들어 인도 전역으로 확산됐다. 여기에 가장 큰 몫을 한 것은 무슬림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차별이었다.
인구증가율이 평균보다 높은 탓에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나는데, 무슬림의 정치적 발언권은 적다. 인도 정부기관 종사자 중 무슬림은 4.9%에 불과하다. 무슬림들은 주로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는 까닭에 경제발전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문자해독률은 60%에도 못 미친다. 무슬림 지역의 열악한 보건인프라로 인해 평균기대수명도 인도인 평균보다 짧다고 타임은 전했다.

현실에 불만을 품은 젊은 무슬림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특히 2002년 일어난 힌두 세력의 무슬림 학살은 무슬림들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줬다. 당시 마하트마 간디의 고향인 구자라트주에서는 힌두 우익집단이 무슬림 2000여명을 학살했으나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웠던 바라티야자나타당(BJP) 정권은 이를 사실상 방치했으며 오히려 이슬람 조직들을 내리눌렀다.
이 사건 뒤 이슬람 강경파들은 인도 정부를 사실상 ‘적’으로 삼기 시작했다.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서 건너온 무장세력들의 영향으로 인도 무슬림 무장조직들은 알카에다식 테러에 눈뜨게 됐고, 2002년 이후 힌두교도들을 겨냥한 연쇄 테러가 빈발하기 시작했다. 1998~2004년 집권한 뒤 물러난 BJP가 내년4월 총선을 앞두고 다시 세를 불리고 있는 것도 무슬림들의 위기의식을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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