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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과 유혈 충돌…잉구셰티야 800여명 사망

딸기21 2008. 11. 25.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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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내 잉구셰티아 자치공화국에서 러 연방군과 이슬람 반군, 주민들 간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체첸계 이슬람 반군의 분리운동으로 촉발된 잉구셰티아 사태는 당국의 억압을 받아온 주민들의 봉기가 겹쳐지면서 내전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BBC방송이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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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잉구셰티아에서는 러시아군·치안병력과 주민들 간 유혈사태가 벌어져 지난해말부터 지금까지 800명 이상이 숨졌다. 인권단체 ‘마슈르’는 “법 위에 군림하는 러 연방군의 횡포 때문에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연방군은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잉구셰티아의 수도인 마가스와 2위 도시인 나즈란 등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슬람 반군의 테러와 반군-연방군 간 총격전이 일어나고 있다.

그루지야와 체첸 사이, 카프카스 산악 지대에 위치한 잉구셰티아는 원래 옛소련 내 체첸 자치공화국의 일부분이었다. 인구 46만명(2002년 기준) 중 77%가 잉구슈계, 20%가 체첸계다. 1991년 옛소련이 무너지자 체첸은 분리독립을 선언한 반면, 잉구셰티아는 러시아 연방에 남기로 결정하면서 체첸에서 떨어져나왔다. 
러시아가 체첸 독립을 무산시키기 위해 1995년 전쟁을 일으키자 체첸 이슬람 반군 상당수는 잉구셰티아로 피신했다. 이들은 잉구셰티아를 다시 체첸에 병합시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뒤 이슬람 신정국가를 세우려 한다. 이같은 목표 아래 반군은 잉구셰티아 정부 시설들을 겨냥한 테러공격을 계속해왔다.

KGB의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과 연방군은 잉구셰티아에서 반군들을 색출한다며 고문, 납치, 처형을 일삼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보안군은 폭력사태에 가담하지 않은 주민들과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닥치는대로 가뒀으며 40명 이상을 재판도 없이 처형했다”고 폭로했다. 즉결처형된 이들 중에는 6세 어린이도 있었다.

잉구셰티아 주민 대다수는 온건 무슬림이지만 연방군의 억압과 횡포가 심해지자 러시아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크렘린은 분리움직임을 무마하기 위해 KGB 출신의 무라트 지야지코프 대통령을 지난달 말 해임하고 주민들의 신망을 얻고 있는 전직 군 장성 유누스 예프쿠로프를 새 대통령에 앉혔다. 예프쿠로프는 취임 직후 “연방보안군의 횡포를 막겠다”고 다짐했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은 잉구셰티야 인근에 2500명의 병력을 최근 추가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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