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G20’ 체제 역할 찾을까…15일 정상회의 시험대

딸기21 2008. 11.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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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준비모임 성격으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9일 폐막했다. 이 회의에서는 G20을 세계경제의 실질적인 관리기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 금융시스템 규제를 강화하는 과정에 개발도상국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 등이 쏟아졌다. 그러나 실제 G20의 역할과 개도국의 참여 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G20 순회의장인 브라질의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9일 “창설 10년째인 G20이 금융위기를 해결하고 세계 경제를 침체에서 구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글로벌 금융규제 체제에서 개도국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G20은 실체가 없다(too unwieldy)”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실질적으로 개도국들이 금융위기를 해소하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고 평가절하한 뒤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 등 주요8개국(G8)에 브라질, 중국, 인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들어가는 ‘G14’ 쪽에 무게를 실었다. 정작 이번 회의에서 워싱턴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G20은 G8 국가들과 한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지역별 주요 경제국을 포함한 19개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을 회원으로 1999년 창설된 구성된 비공식 협의기구다. 러시아를 뺀 선진7개국(G7) 정상들이 1999년6월 독일 쾰른 회담에서 국제적 협의기구의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고, 그 해 9월26일 G20이 탄생했다.
각국 재무장관에 더해 세계은행·IMF·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 등이 옵저버로 참석한다. G8에 속하지 않는 나라가 EU 의장국일 경우는 EU 의장도 참가한다. 99년 선정된 회원국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별도의 규약이나 회원 가입 규정은 없다(쥐박이가 대미 굴종외교의 성과라며 '미국의 선물' 발광한 것은 정말 황당한 소리였다고 할 수 있다;;).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1년씩 돌아가며 의장을 맡는다. 지난해에는 남아공, 올해는 브라질, 내년엔 영국이 의장국이다.
G20 국가들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 교역량의 80%,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국제무대에서 이 기구의 역할은 미미했다. 처음부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담 형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정상회담은 2006년 호주 멜번에서 열린 것 한번 뿐이었다.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은 세계 주요국들의 의견을 모아 금융위기 해소책을 찾기 위해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프랑스의 주도로 소집됐다. 지금까지 G20의 의제는 ‘지속가능한 번영’과 같은 추상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회담에서는 금융시장 규제, 청정 에너지와 경제 발전, 경제성장과 재정 등 굵직한 이슈들을 다룰 전망이다.
하지만 이 기구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0일 “G20 재무장관들은 ‘개도국 역할을 확대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뤘으나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를 놓고서는 갈라졌다”고 지적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해관계와 정책의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G20이 ‘협의 기구’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워싱턴 회담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참석 여부다. 백악관과 오바마 진영은 참석 가능성이 낮다고 이미 밝혔지만,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대신해 상파울루 회담에 참석한 데이비드 매커믹 미 재무차관은 “아직 오바마 당선자가 정상회담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로이터통신은 “부시 행정부 재무관리들이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바마 측에 경제이슈들을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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