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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 브레튼우즈 체제’ 띄우기 잰걸음

딸기21 2008. 10. 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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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의 재연을 막기 위한 새로운 금융관리 체제를 둘러싼 논의가 빨라지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제안한 ‘신 브레튼우즈 체제’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주요 개도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금융체제 개혁을 위한 국제회의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선 미국과 유럽 간 불협화음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ㆍ금융위기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 제안
ㆍG8정상 연내 회동 ‘새로운 자본주의’ 논의
ㆍ“예전부터 나온 얘기” 美와 불협화음 조짐
 


미국과 유럽 각국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 세계적인 금융 규제·감독 체제를 만든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른 시일 내 새 시스템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담을 열기로 했다.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15일 미국 백악관을 통해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 책임을 완수하려 노력할 것”이라면서 “주요 국가들이 참가하는 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정상회담을 주재하기에 앞서 성명을 내고 “새로운 자본주의로 가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올해 안에 G8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회담에는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개발도상국들도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을 방문, 조지 부시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앞서 ‘신 브레튼우즈 체제’ 창설을 제안한 브라운 영국 총리도 이날 “금융위기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세계 공동의 규제·감독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국경을 넘나드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국제적 위기공조 메커니즘과 금융위기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들 것, 국제통화기금(IMF)을 개혁해 규제를 강화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의가 브레튼우즈 체제처럼 확고한 국제협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 체제의 성패를 좌우할 미국의 태도가 미온적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금융위기 진앙지가 미국인 만큼 ‘확대 G8 회담’도 뉴욕에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금융위기 예방책은 아주 간단하다”며 “어떤 금융기관도 규제와 감독을 피해갈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니 프래토 미 백악관 대변인은 “(영국·프랑스의 주장은)이미 G8이나 IMF 회의 때 나왔던 얘기”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라운 총리의 제안들은 그가 재무장관이었던 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부터 얘기했던 것들”이라고 평가절하하며 “기업들을 더 강하게 규제하자는 주장은 미국의 심각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의 마틴 윌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차대전 뒤 미국은 브레튼우즈 협정을 이끌어낼 힘이 있었지만 지금의 유럽에 ‘신 체제’를 주도적으로 만들 힘이 과연 있느냐”고 반문했다. 블룸버그는 거대 개도국들이 새 체제 논의에 어느 정도나 참가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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