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금융위기 희생양은 세계 빈곤층

딸기21 2008. 10. 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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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금융시장 대책에 부심하는 사이 금융위기의 여파가 빈곤에 시달리는 개도국들을 강타, 식량난 등 ‘인도적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9일 금융위기에 맞서 세계가 공조해야할 필요성을 역설한 뒤 “가장 큰 문제는 금융위기가 아닌 인도적 위기(human crisis)”라면서 서방국들의 투자와 원조가 끊어지면 아시아·아프리카의 신흥경제국들이나 빈국들에 인도적 위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95년 국가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멕시코를 국제사회가 지원했을 때와 같이 사람들의 삶이 극단적으로 피폐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도 “금융 위기가 인도적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개도국들의 재정 파탄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세계은행의 최근 조사를 인용, 28개 개도국이 선진국에서 촉발된 이번 금융위기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칠 것으로 내다봤다. 졸릭 총재는 “곡물가, 유가가 올라있는 상태에서 금융위기까지 계속된다면 개도국 정부들은 저소득층을 보호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인구 중 제대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는 인구가 4400만명 더 늘어나 9억6700만명에 이르게 될 것이라 추산했다.

경제학자에서 빈곤퇴치 운동가로 변모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때문에 빈곤 해결 노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벌써 그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유엔 식량정상회담 당시만 해도 곡물가 급등과 그로 인한 빈곤층 소요 사태에 관심이 많이 쏠려있었는데 금융위기가 터지자 선진국들이 기부·원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기구 액션에이드(AAI)는 “2년새 개도국 식료품값이 80%나 오르면서 빈곤층 식량사정이 더 나빠졌다”면서 금융위기로 선진국과 국제기구들의 원조가 줄어들것이라 우려했다.

아프리카 웹미디어 올아프리카닷컴은 모잠비크 등 대부분의 아프리카국가들의 서방국들이나 국제기구의 원조를 받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구제금융 때문에 아프리카 개발 예산이 줄어들면 당장 도로나 학교 건설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개발전문가들은 “서방의 자금줄이 끊어지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금보다도 더 많이 중국에 매달리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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