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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동향

딸기21 2008. 9.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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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페일린 '전국 무대 데뷔

미국 공화당의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언론과 민주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페일린은 3일 저녁(미국 현지시간)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의 엑셀에너지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사흘째 행사에서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전국 무대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연설을 한 건데요.
이 자리에서 페일린은 자신은 워싱턴 정가의 엘리트와는 다른 ‘아웃사이더’라면서 차별화했고요. “내가 워싱턴 엘리트가 아니라는 이유로 나를 무자격자처럼 몰아붙이는데, 나는 평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민들에게 봉사하려고 워싱턴에 가고자 하는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자기 경력을 위해서 변화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변화를 위해서 자기 경력을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페일린은 변화 메시지를 내세워온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를 공격하면서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를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도 등장

페일린은 "나는 여러분처럼 자녀 교육 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 학부모회에 나가는 평범한 엄마"라고 소개했습니다(아무리 봐도 평범하진 않죠- 44세에 다섯 아이 엄마, 곧 할머니가 되는 총기 예찬론자라니). 페일린은 또 연설 첫머리에 귀빈석에 앉아 있던 가족들을 일일이 호명했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앞둔 18세 장남을 일으켜 세워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논란을 빚었던 17세 임산부 딸 브리스톨과, 곧 사위가 될 딸의 남자친구도 소개했습니다.
(아이를 많이 낳건 적게 낳건, 혹은 '많이'의 기준이 뭐건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대가족주의를 강조하는 이 따위 입에 발린, 판에 박힌 가족사랑 캠페인을 미워합니다. 머야, 짜증나게...)

끊임 없는 스캔들과 논란


페일린은 알래스카 주지사로 있으면서 이혼한 자기 여동생 전남편 문제로 ‘트루퍼 게이트’라는 것에 얽혀든 상황입니다.
트루퍼는 미국에서 주 정부 경찰을 가리키는 말이라는군요. 이혼한 제부가 경찰이었는데, 그를 해고하라고 주 경찰국장에게 강요를 했다는 겁니다. 경찰국장이 말을 듣지 않자 아예 주 경찰국장을 해고했다는데... 지금 알래스카 주의회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요. 페일린은 물론 자기가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경찰국장에서 쫓겨난 월터 모네건이라는 사람은 되게 억울했나봅니다. 3일 워싱턴포스트에 <페일린 주지사>로부터 받은 이메일들을 공개했습니다. 제부를 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페일린이 불만을 터뜨리는 내용이라는군요.


'이라크전은 신의 뜻'?

아우 짱나... 미국 기독교 주류는 개신교 복음주의이지요. 사실상 근본주의에 가깝습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침공하면서 십자군 전쟁 운운했다가 호되게 비판을 받았는데, 페일린은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골수 복음주의자입니다.
페일린이 “미국이 이라크전에 군대를 보낸 것은 신이 주신 사명”이라고 말하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부근, 페일린이 살고 있는 와실라라는 소도시의 교회에서 지난 6월 신학생들에게 강연하면서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니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3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도 신의 뜻”이라고 주장했다는군요. “우리의 천연자원을 개발하고 도로를 놓아 경찰들이 제복 입고 총 차고 순찰하도록 하게 하자”고 말했다니, 이거 웃어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페일린이 미국총기협회 평생회원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요.
이 동영상은 와실라 기독교단체 ‘신의 모임’ 웹사이트에 실려 있다가 지금 인터넷으로 돌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쥐박이와 한국 개*교 똘빡이들이 이거 보면 "페일린 위해 기도하자"고 범국가적 기도회를 열지나 않을지.

'페일린 효과'는 '우경화 효과'
 

매케인은 경제를 잘 모르고 외교적으로도 이라크전을 지지했다는 것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매케인은 또 공화당 보수파들에 비해 동성애 문제 등에서 자유주의적인 편이었는데, 극우 성향 페일린 때문에 전당대회 관심사가 시시콜콜한 사생활이나 총기·낙태문제 같은 것들로 변해버린 것 같습니다.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이나 개신교도들이 좋아하는 우파들의 아이템으로 선거 이슈가 우경화된 꼴이죠. 골수 기독교도들은 좋아하면서 페일린을 밀고 있습니다. 복음주의 대표주자들이 진작부터 "낙태를 하지 않는 페일린" 지지선언을 했지요.
그런데 아직 지지율 면에서는

대선 D-60, 최근 판세는

미국 대선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 많은데, 요는 "누가 이기겠느냐"라는 거겠죠. 매일매일 외신 기사를 보기는 하지만, 전들 알겠습니까.
어쨌든 지지율에서는 오바마가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지율이라는 것이 워낙 유동적이긴 하지만, 대선(11월4일)을 2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오바마와 매케인 간 격차는 조금씩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바마가 지난달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화려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반면, 공화당 전당대회는 허리케인 구스타브 때문에 다소 김이 빠진 채로 시작됐지요. 또 페일린의 사생활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들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 오바마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3일 공개된 라스무센 리포트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지지율은 51%로, 매케인의 45%를 앞섰습니다. 앞서 갤럽 조사에서는 오바마 50% 대 매케인 42%로 나타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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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마의 50%' 고지 돌파

지지율 동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지율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과 오바마가 5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핫라인/FD 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9%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CBS 조사에서도 8%포인트 차이가 났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RCP/ www.realclearpolitics.co)가 웹사이트에 공개한 평균 집계에서 오바마는 6.4%포인트 차이로 매케인을 앞섰습니다.
정치사회 현안을 놓고 미래를 예측, 투자하는 인트레이드 선물시장(www.intrade.com)에서도 오바마는 3일 현재 61.3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매케인은 38.6으로 훨씬 뒤쳐졌습니다. 투자자들이 매케인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얘기입니다.

케리-부시보다는 오바마-매케인이 낫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번 양당 후보들이 모두 지난번 대선에 나왔던 자기 당 후보들보다는 인기가 높다는 겁니다.
라스무센 리포트가 민주당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2004년 존 케리 후보와 이번 오바마 후보 중 누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오바마를 택한 사람이 56%였습니다. 케리를 꼽은 사람은 26%에 불과,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공화당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화당원 48%는 매케인이 부시보다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8년째 집권 중인 부시가 낫다는 사람은 28%(이 꼴통들;;)에 그쳤습니다.
오바마는 “매케인이 집권하면 ‘부시 3기’가 될 것”이라고 맹공격하고 있지요. 그러나 정작 민주당원들 사이에서도 ‘매케인=부시’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려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매케인이 부시보다 낫다는 사람이 38%로, 둘 다 비슷하다는 사람(37%)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민주당원들이 매케인이 그런대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공화당원들은 오바마를 훨씬 낮게 평가했습니다. 공화당원 46%는 오바마가 케리보다 나은 점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오바마를 높이 평가한 사람은 30% 뿐이었다고 합니다.

오바마, 이러다가 압승하는거 아냐?

RCP 4일 집계에 따르면 오바마는 대선 선거인단 538명 중 238명의 표를 얻고 있습니다. 매케인 쪽은 185명으로 추산됐습니다. 4년 전 대선에서 부시에게 표를 던졌던 미주리, 뉴멕시코, 아이오와가 오바마로 돌아선 것이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CNN 집계에서는 오바마 측 243명, 매케인 측 189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무디스 계열사인 '무디스 이코노미 닷컴'은 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오바마가 33개주와 워싱턴DC에서 승리해 당선 정족수 270명을 훨씬 웃도는 38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합니다.
사실 지지율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데... 미국 특유의 '승자독식' 주별 선거인단 제도 때문에 8년 전 앨 고어가 된통 당했지만, 이번엔 오바마가 이득을 볼지도 모르겠네요. 캘리포니아, 뉴욕 같은 큰 주들이 민주당 색채가 강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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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지역에서도 오바마 상승세

눈길을 끄는 것은 접전 지역에서 오바마가 표심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CNN이 시사주간 타임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3일 공개됐는데, 오바마의 전국 지지율이 49%로 매케인의 43%를 6%포인트 앞섰습니다. CNN이 최근 실시한 네 차례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전국 지지율은 42-44-49-49%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매케인은 42-42-44-43%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특히 접전 지역에서 오바마가 표심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오바마는 아이오와주에서 55% 지지율로 매케인(40%)을 15%포인트나 앞섰습니다. 오하이오에서도 47% 대 45%로 오바마가 근소한 우세를 보였습니다. 아이오와는 2000년 대선 때 앨 고어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다가 지난번 대선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지지로 돌아섰었지요. 특정 정당 색채가 강하지 않고 선거 때마다 지지후보가 바뀌는 전형적인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인 셈입니다.
철강산업 중심지였던 오하이오는 지금은 ‘녹슨 지대(rust belt)’라고 불리는 낙후된 공장지대입니다. 오하이오는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부시를 찍었습니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일제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밀어줬었죠. 하지만 CNN-타임 조사에서 드러났듯, 최근 들어 오하이오는 매케인 우세에서 오바마 우세로 바뀌고 있습니다. ‘레이건 민주당원’이라 불리는 보수적인 백인 남성 노동자층이 오바마에게로 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CNN은 풀이했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끝나고 이번 주말 지지율 변화 추이를 예의 주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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