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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카스트로' 라울 체제 한 달

딸기21 2008. 3. 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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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카스트로의 뒤를 이어 집권한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체제가 24일로 한달을 맞았다. 집권 1개월 라울 체제의 공과를 논하기는 힘들지만, 과거와는 다른 변화의 움직임이 조금씩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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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달 26일 취임 직후
바티칸 사절로 아바나를 찾은 타르치지오 베르토네 추기경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모습. /AP

생필품 제한 풀고

극적이고 전격적인 것은 아니지만, 변화의 조짐은 지난 한달동안 충분히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은 24일 쿠바 정부가 경제의 근간인 농업부문에서 통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행정·입법 권한을 사실상 독점한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은 라울의 뜻에 따라 쿠바 정부는 최근 전국적 농민회의를 소집회 소규모 토지 이용 규제를 풀어주고 농작물 판매에 대한 농민 권리를 확대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쿠바의 농업부문이 수평적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라울은 지난달 24일 취임하면서 농업 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라울의 조치는 사회주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개인의 토지 이용을 어느 정도 허용해주는 중국식 개혁 궤도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또 개인용 컴퓨터나 DVD 플레이어, 이동전화 같은 정보통신 기기 판매·구입과 관련된 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다. 전력난 때문에 금지시켰던 가전제품 구매도 곧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투자 받아들이고

외국기업들의 진출도 시작되고 있다. 미국이 아직 대(對) 쿠바 경제제재를 풀지 않고 있어 미국 기업들은 소외돼 있지만 유럽, 중동, 중남미 기업들은 쿠바에 본격 발을 들일 채비를 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과 관광, 농업, 에탄올 분야가 외국 기업들의 주요 진출 대상이다.
이미 아바나 등지에 24개 호텔을 소유한 스페인 호텔체인 솔 멜리아는 미국의 쿠바 관광금지 조치가 해제될 것에 대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기업인 두바이포츠월드(DPW)는 아바나 항구에 2억5000만달러(약 2500억원)를 들여 2012년까지 컨테이너 터미널을 짓기로 했다. 카타르의 디아르 개발회사는 경치 좋은 카요 라르고 델 수르 해변에 5성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이스라엘-쿠바 합작기업 BM은 부동산 개발을 위한 1억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데올로기는 통제

물론 라울 집권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쿠바의 경제 개방 움직임은 점진적이며 느리다. 또 이데올로기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카스트로 식의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로이터는 아바나 당국이 독일 서버를 이용해 운용되던 인기 블로그의 접속을 금지시키는 등 아직도 통신 검열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세대(Generacion Y)'라는 타이틀의 이 블로그는 요아니 산체스라는 32세의 쿠바 여성이 운영하던 것으로, 지난달까지 120만건의 히트 수를 기록했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쿠바 정부가 5년 전 보안 통제를 강화하면서 체포, 감금한 58명의 반정부 인사들을 여전히 풀어주지 않고 있다며 최근 그들의 석방과 정치적 자유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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