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남매 결혼 "안돼"

딸기21 2008. 3. 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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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그 사건 생각 나십니까. 어릴때부터 떨어져 자란 뒤 성인으로 만나 `근친 결혼'을 했던 독일인 남매가 근친혼을 금지시킨 형법은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었으나, 연방 헌법재판소는 근친혼 금지 조항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세계의 눈길을 끌었던 `라이프치히 근친혼 사건'의 두 주인공은 이로써 법적으로 인정을 받을 길이 없어지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4일 전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여동생과의 사이에 네 자녀를 둔 파트릭 슈튜빙(31)이 제기한 소송에서 "근친혼은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자식들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를 금지시킨 현행법은 헌법에 합치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슈튜빙의 변호인들은 "근친혼 금지조항은 낡은 역사적 유물일 뿐이며 이들의 결혼은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파트릭 S'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슈튜빙은 부모의 사정으로 4살 때 다른 가정에 입양돼 자라다가 2000년 라이프치히에 살고 있던 생모를 찾아갔었다지요. 어렵사리 만난 홀어머지는 상봉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고, 파트릭은 당시 미성년자였던 여동생 수잔(23)과 사랑에 빠져 지금까지 네 아이를 낳았다는 스토리였는데...
이 사건은 지난해 독일 언론들을 통해 세계에 알려져 근친혼에 대한 거센 찬반 논란을 일으켰으며, 독일에서는 지금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슈튜빙은 3년전 근친혼 금지조항을 어겼다는 이유로 형법상 범죄자로 기소돼 징역 30개월형을 선고받았으며, 수잔은 같은 혐의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상태랍니다. 슈튜빙은 2년 가까이 수감돼 있다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일단 풀려난 상태였으나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다시 수감될 처지가 됐습니다. 남매는 소송에서 지면 형기를 마친 뒤 근친혼 금지법이 없는 외국으로 이주해 결혼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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