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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콜롬비아 '전운'

딸기21 2008. 3. 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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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콜롬비아가 좌익 반군을 소탕한다며 이웃한 에콰도르 국경을 넘어 군사행동을 벌였다. 에콰도르의 `보호자'를 자처해온 베네수엘라가 이에 맞서 콜롬비아 접경지대에 병력을 결집시켰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을 경우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산유국으로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기도 한 베네수엘라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유가 급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차베스, `전쟁 불사'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일 콜롬비아 군대가 좌파 무장혁명군(FARC) 반군을 소탕한다는 빌미로 에콰도르 영내를 공격한 것을 맹비난하면서 "콜롬비아와의 접경 지대에 10대대 병력과 탱크들을 긴급 배치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측은 또 공군에도 출동태세를 명령하는 등 긴급 전시상황을 방불케 하는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콜롬비아 보고타 주재 대사관도 폐쇄시켰다.
베네수엘라는 에콰도르의 군사동맹국으로서, 콜롬비아의 `침공'을 좌시할수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충돌을 원치는 않지만 베네수엘라가 우리 영토로 들어올 경우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도 국경 지대 병력 긴급배치를 지시했으며, 콜롬비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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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콜롬비아는 에콰도르 내의 FARC 반군 기지를 공격, 반군 2인자 라울 라예스 등 17명을 사살했다. FARC의 무장투쟁이 시작된지 40여년 동안 최고위급 지도자가 정부군에 살해된 것은 처음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라예스를 `혁명전사'라 칭찬하면서 콜롬비아의 우파 대통령 알바로 우리베를 "비겁한 살인범"이라 맹공격했다.
두 정상은 FARC의 인질 석방 협상을 놓고서 최근 몇달간 설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우리베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이 FARC로부터 여성 정치인 클라라 로하스 석방 등의 성과를 끌어내면서 자존심을 구긴 상태였다.

`좌익 반군'과 골치아픈 역학관계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 브라질, 에콰도르에 3면이 둘러싸여 있다. 남미의 이데올로기 전선으로 보면 콜롬비아 우파정권은 좌파정권들에 에워싸여 있는 셈이다. FARC반군은 남돚북의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에 은신처를 만들어놓고 정부군의 공격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콰도르 북부 푸투마요, 나리노 일대에는 월경해온 FARC반군과 그에 맞선 우익 무장민병대가 판치고 있고, 콜롬비아계 난민 25만명이 살고 있다. 2200㎞에 걸친 베네수엘라 쪽 국경은 반군이 코카인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통로가 돼왔다.
콜롬비아 정부는 마약을 확산시키고 정정불안을 일으키는 반군을 제거한다며 수십년째 군사행동을 벌이고 있고, 미국으로부터도 `마약 소탕 작전'을 명분삼아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아왔다. 콜롬비아 측은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가 반군 소탕에 비협조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차베스 대통령은 "콜롬비아는 미국 제국주의의 졸병"이라며 비난해왔다. 차베스는 스스로 FARC 문제에 `중립적'이라 주장하면서도 "그들은 테러범이 아닌 저항세력"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콜롬비아를 자극하곤 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콜롬비아를 오랫동안 지원해온 미국은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2일 "콜롬비아가 테러단체에 조치를 취한데 대해 베네수엘라가 이해 못할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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