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빌 클린턴.

딸기21 2008. 2. 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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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도와 열혈 외조를 펼치고 있는 빌 클린턴(사진) 전 대통령의 행적이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퇴임 후 자선ㆍ구호활동을 벌이며 세계를 돌았던 빌 클린턴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장기집권 독재자와 만나 자신과 친분있는 사업가의 편의를 봐주도록 부탁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31일 보도했다. 빌 클린턴은 2005년 9월 자원대국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면서 광산투자업가 겸 자선가인 캐나다 사업가 프랭크 기우스트라와 동행한 바 있다. 이 때 빌 클린턴이 누르술탄 바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기우스트라를 연결해주고는 그 댓가로 기우스트라 측으로부터 거액 기부금을 받았다는 것.
기우스트라는 카자흐스탄 사업에 처음 뛰어든 상태였으나 빌 클린턴의 도움 덕에 카자흐스탄 국영기업 카자톰프롬이 추진하는 우라늄 광산 개발 프로젝트 3개를 따낼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들을 따내기 위해 애쓰던 여러 나라의 컨소시엄 업체들은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가 계약을 따내 일약 세계 최대 우라늄개발회사의 하나로 떠오르는 것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빌 클린턴과 기우스트라는 카자흐스탄 방문 석달 전인 2005년 6월 기우스트라의 밴쿠버 자택에서 처음 만났으며, 이내 친구가 돼 어울려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카자흐스탄 방문 자체가 `급조'되다시피 서둘러 추진됐었다면서 "공교롭게도 계약이 마무리되고 몇달 뒤 기우스트라가 3130만달러(약 290억원)를 빌 클린턴 재단에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기우스트라는 작년 6월에는 클린턴 재단에 추가로 1억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우스트라와의 `부적절한 관계' 여부 뿐 아니라 나자르바예프와의 `부적절한 만남'도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나자르바예프는 1991년 카자흐스탄 독립 때부터 지금까지 철권통치를 휘두르고 있는 악명 높은 독재자. 빌 클린턴은 2005년 방문 당시 나자르바예프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국 경선에 나서는 것을 지지한다며 편을 들어줬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이 늘 주장해오던 `인권 외교'와는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이다.

재임 시절에도 르윈스키 스캔들을 비롯한 온갖 추문에 시달렸던 빌 클린턴은 퇴임 뒤 쓰나미 피해자 돕기 같은 자선활동에 매진했으나 올들어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계에 복귀라도 한듯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빌 클린턴은 지난달에는 아내의 선거운동에 누가 될까봐 억만장자 친구가 운영하던 투자회사 고문 자리에서 사퇴했으나 이 과정에서 역시 수천만 달러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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