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방송 NHK의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군 위안부 프로그램 `외압 파문'과 시청료 인상 문제를 둘러싼 마찰에 이어 이번엔 `인사이더 매매(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사건으로 NHK 회장이 사퇴를 표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NHK의 하시모토 겐이치(橋本元一)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직원들의 주식 내부자 거래 파문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경영위원회에 사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회장에 이어, 이시무라 에이지로(石村英二郞) 보도담당 이사 등 간부 2명도 22일 사의를 밝힐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이 보도했다.
임기 만료를 사흘 남겨놓고 불명예 퇴진의 길을 걷게 된 하시모토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은 최고책임자인 나에게 있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하시모토 회장은 또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자사 직원들이 주식을 매입할 경우 6개월 안에는 팔지 못하도록 내부 규정을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파문은 NHK 보도국 기자 3명이 지난해 도쿄(東京) 증시에 상장된 외식업체 뉴스를 이용해 이익을 얻은 사실이 지난 17일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 기자들은 외식업체 `젠쇼'가 회전초밥 체인을 인수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고는 뉴스가 나가기 직전 회전초밥 체인 주식을 사들였다. 다음날 젠쇼 측의 인수 사실이 알려져 초밥 체인의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 총 106만엔(약 950만원)의 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해당 기사의 취재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었으나 회사 내 컴퓨터 단말기로 경제부서의 원고를 검색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즉시 휴대전화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朝日)신문 등은 일제히 "NHK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 자체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비판 기사들을 내보냈다.
NHK 경영진 인사를 맡고 있는 경영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24일 긴급회의를 열고 경영진에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었다. 하시모토 회장은 긴급회의에 앞서 서둘러 사의를 밝힌 뒤 경영진 2명의 추가 사퇴 선에서 마무리 지으려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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