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장에서 유가가 결국 장중 100달러를 찍었습니다.
종가는 살짝 내려온 99달러대였지만, 심리적 영향력이 큰 `세자릿수 유가'를 기록했다는 것은 석유소비국들에겐 가슴 철렁한 사건이 아닐 수 없지요. 그런데 이날 `100달러 돌파'에 대해선 투기세력의 `작전'이 아닌가 하는 의심 섞인 시선들이 쏟아지고 있답니다. 달러 약세가 석유시장 투기를 부추긴다는 지적은 새삼스런 것도 아니지만, 이날의 `100달러 사건'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CNN머니 등 미국 언론들은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이 한때 배럴당 100.0달러까지 올라갔다면서 석유 투기, 이른바 `S-워드'(word)'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S는 투기(Speculation)의 머릿글자랍니다.
이런 의혹이 불거진 것은, 100달러선 거래가 단 한 건 밖에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한 건의 거래가 유가를 세자릿수로 끌어올린 거죠. 게다가 이 한 건의 거래량은 최소 의무 거래단위인 1000배럴(약 16만리터)에 불과했다는겁니다.
이날 종가는 역시 사상 최고치인 99.6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다우존스 거래차트 분석 결과 99.90 달러 대 거래도 단 네 건에 그쳤으며 그 중 1건은 호가 뒤 거래가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YMEX 회장 겸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뉴섬은 "이들 거래자들은 투기꾼이 아닌 실수요자들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블로그 사이트에는 "정말 100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중개인들의 글이 잇따랐습니다.
100달러 돌파 거래가 투기였는지 아닌지를 단언할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세자릿수 유가가 이른 시일내 현실화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투기세력 때문에 기름값이 오른다"는 것은 그동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거부하면서 내세운 주장이었죠. 반면 서방 국가들과 에너지기업들은 투기로 인한 시장 거품론이 OPEC의 핑계에 불과하다며 일축해왔는데요. 이번 사건은 적어도 투기가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CNN은 "탐욕이 유가를 100달러로 밀어올렸다"며 석유회사들과 석유시장에 거액을 투자한 월가 투자은행들이 100달러 돌파 덕에 큰 이익을 봤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유야 어쨌든 사람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일단 무너졌다는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미 에너지부 독립 통계기구인 에너지정보국(EIA)의 시장분석가 도우 매킨타이어는 "투기와 생산한계가 겹쳐 올 석유수급은 작년보다 더 빠듯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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