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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전통주의자로 유명한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상업주의에 찌든 크리스마스 문화에 일침을 놓았다.
베네딕토16세는 9일 크리스마스 문화가 지나치게 물질 중심이라 비판하면서 고삐 풀린 상업주의에 맞서기 위한 바티칸의 캠페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자신의 방 발코니에 나와 모여든 군중들에게 영어로 인사를 전하면서 "물질주의에 빠진 정신상태로 인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자꾸만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 축하행사가 "여러분들의 마음을 희망으로 다시 채워주길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베네딕토16세의 언급은 간단했지만, 젊은 세대가 성탄절 상업주의에 휘둘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혼란스런 심정을 드러내보여줬다고 AP는 전했다.
교황은 전날인 8일 로마 시내 유명 쇼핑가인 비아 콘도티 부근에 있는 성모마리아 상을 방문한 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행복에 대한 잘못된 모델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어른들이 젊은층을 소비지상주의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교황은 이날 이례적으로 비아 콘도티의 상인 단체 대표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지난 7일에는이벤트성 성탄절이 아닌 `종교간 화해'를 보여주려는 듯 러시아 정교회 고위 주교들과 비공개 회담을 갖기도 했다.
소비문화에 대한 교황청의 비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전임 요한바오로2세도 물질주의와 도덕성의 타락을 계속해서 경고하며 신앙으로의 회귀를 역설했다. 베네딕토16세는 지난해 성탄 전일 메시지에서도 "예수를 잊은 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세속적인 문화를 비판했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서 팝 음악과 `경박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네딕토16세는 팝스타들의 참가 속에 연례행사로 개최되오던 바티칸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까지 없앴다. 교황은 "기도는 연극이 아니고 제단은 무대가 아니다"라면서 미사에서 기타 연주도 금지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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