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푸틴 파워...

딸기21 2007. 12. 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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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선이 극심한 부정선거 시비 속에 친(親) 크렘린 정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총선에서 재확인된 막강한 인기를 바탕으로 집권 연장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으나, 선거 후유증이 만만찮을 전망입니다.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and his wife Ludmila enter a Moscow polling station,
to cast their votes in Russia's parliamentary elections. AFP



`푸틴당(黨)' 압승

2일 치러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선거운동을 벌였던 사실상의 여당인 러시아연합당이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완승을 거뒀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개표가 85% 진행된 상황에서 러시아연합당의 득표율은 63.3%에 이르렀으며, 최대 야당인 공산당이 뒤를 이어 11.7%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두 당 외에 우파 정당인 자유민주당과 `공정한 러시아'가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하한선인 득표율 7%를 넘긴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들 두 군소정당은 모두 러시아연합당과 연대한 사실상의 여당이기 때문에, 푸틴 지지세력이 의석 절대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BBC방송은 총 11개 정당이 후보를 낸 이번 선거에서 친크렘린 3개 정당이 450석 중 348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선거 직전 푸틴 대통령의 `투표 독려 연설'에 힘입은듯, 투표율은 2003년 총선 때의 55.7%보다 높은 6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렘린은 선거결과가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즉각 환영했습니다.

투표소에서 뷔페잔치, 극심한 부정선거

반면에 야당들은 이번 선거가 사상 최악의 부정 속에 치러졌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선거감시단체 골로스의 모니터링 보고에 따르면

-상트페테르스부르크에서는 러시아연합당에 투표하는 사람들에게 복권이 선물로 주어졌고
-모스크바 등지에선 여당 지지 유권자들의 겹치기 투표 사례가 적발됐고
-내륙 거점도시 사마라에선 야당측 참관인들이 구금됐으며
-페스토보 지역에선 러시아연합당에 이미 기표가 돼있는 투표지가 무더기로 발견됐고
-모스크바의 몇몇 투표소에선 유권자들에게 싼 값에 뷔페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는군요.

게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하는 수치는 믿을 수 없다"며 법적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 시절 부총리를 지낸 거물로 지금은 야당정치인이 된 보리스 넴초프는 "근 20여년 동안 치러진 선거 중에 이렇게 부정직한 선거는 처음"이라며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반면 러시아연합당의 보리스 그리즐로프 당수는 "사소한 법규 위반들은 있었지만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만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정부에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선거는 크렘린의 거부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감시단 활동이 대폭 축소된 가운데 이뤄졌다. 앞서 푸틴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의 정치적 안정을 흔들려 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선거감시 활동을 비난했었다. 선거 이후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의 미래는 여전히 안개 속

총선 결과는 `예상대로' 나온 것이고...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인 `푸틴의 의중'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핵심적인 의문은 푸틴 대통령이 내년 3월 임기 만료 뒤 어떤 직책에 앉을 것인가, 그리고 차기 러시아의 대통령으로 누구를 낙점할 것인가 하는 점이겠지요.

`푸틴 총리 지명'은 여전히 가장 유력한 가능성으로 남아있습니다. 정치분석가 올가 크리스타노프스카야는 AP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총선을 발판삼아 총리가 돼 여당을 장악한 뒤 정권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과거 소비에트 시절의 공산당 정권 모델로 회귀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선 푸틴대통령이 `종신 권력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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