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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새 부총리로 내정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51ㆍ사진) 외무장관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의 `한판'을 불사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
도이체벨레 등 독일 언론들은 19일 슈타인마이어 장관이 "메르켈 총리와의 충돌을 피하려 애쓰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일간 빌트와의 회견에서 "대연정 안에는 여러가지 의견 차이가 존재할텐데, 비록 충돌이 있을수 있더라도 내 입장을 분명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은 슈타인마이어 장관이 소속된 사회민주당과 대연정을 구성해 2년 넘게 공동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메르켈 총리로 대변되는 대연정 내 보수파와 중도좌파 사민당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메르켈 총리가 티벳 독립을 주장해온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등의 `돌출 행동'을 해 중국과의 관계에 금이갔다며 "명분을 좇다 실리를 놓친 꼴"이라 비판해왔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아내를 간병하기 위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사민당 출신의 프란츠 뮌터페링 전 부총리의 뒤를 이어 며칠 내로 부총리직에 오를 예정이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낸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사민당의 얼굴 격인 유명 정치인. 1991년 정계 입문 전까지 그리센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법학교수 출신으로, 중후하고 지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메르켈 정부 들어 외무장관직을 수행하면서 국내 정치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었으나, 부총리 직을 맡음으로써 대연정 내 정치투쟁에 본격 뛰어들게 됐다.
그의 `선전포고'를 시작으로 대연정 내에서 사민당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민당은 그동안 기민당에 밀려 우파 일변도 정책을 수용해왔다. 전통적으로 사민당을 지지해온 유권자들은 사민당이 분배 정의와 복지 등 정통 좌파노선을 포기했다며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사민당 내에서 차기 총리 후보 감으로 꼽히는 슈타인마이어 장관의 이번 발언은 더이상 기민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민당 지도부는 재작년 대연정 출범 뒤 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내년 주의회 선거와 2009년 총선에서 또다시 패배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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