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총선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이민자 정치인이 중도파 정당 당수로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게 됐습니다. 팔레스타인계로 시리아에서 태어나 11살때 덴마크로 이주해온 무슬림 정치인 나세르 카데르(44.사진)가 그 주인공입니다.
올초 만들어진 중도우파 정당 `신동맹'을 이끌고 있는 카데르는 지난 2005년 `무하마드 만평 파문'으로 덴마크 내 기독교 보수파들과 무슬림 이주민들 간 충돌이 벌어졌을 때 온건파 무슬림들의 의견을 모아 종교간 대화와 화합 운동을 이끌어 큰 관심을 모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덴마크 강경 무슬림 지도자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하기도 했었다는데요.
어릴적 시리아에 살 때 팔레스타인 출신 `이방인 가족'에 대한 주민들의 따돌림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고, 덴마크에 와서는 무슬림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들 때문에 고통을 받았었나 봅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이주민 문제와 종교간 화해에 큰 관심을 쏟게 됐다고 합니다.
카데르의 신동맹은 13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집권 자유-보수당 연정에 합세할 예정입니다. 이날 총선에서는 95% 개표 결과 연립여당이 89∼90석을 확보해 승리를 거뒀고 좌파 야당들이 81∼84석을 얻었습니다.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정은 다수당 자리는 지켰지만 안정적 과반 확보에 실패, 5석을 얻은 카데르의 신동맹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라스무센 총리가 3연임을 할수 있을지는 카데르의 선택에 달린 셈이죠. 최근 네덜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에선 무슬림 이주민들의 사회 통합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으며, 카데르 같은 이민2세 정치인들의 부상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라스무센 총리는 경제를 살린 치적을 바탕으로 장기집권 체제를 만들기 위해 2009년2월로 예정됐던 총선을 15개월이나 앞당겨 실시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번 총선에서 의외로 고전해 박빙 승부를 치렀습니다. 바보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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