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외유 중 `석유대박' 희소식
페트로브라스가 남부 대서양 연안 리우데자네이루 앞바다 투피 광구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9일. 스페인권 국가들 모임인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담 참석차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방문하고 있던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희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지난달말 2014년 월드컵 대회를 유치, 외교적 성과를 과시한데 이어 이번엔 에너지 선물까지 룰라 대통령에게 쏟아진 셈이니 좋을만도 하지요.
AP통신은 투피 유전이 개발될 경우 브라질이 세계 주요 석유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12일 보도했습니다. 투피 유전은 바다밑 2∼5㎞ 깊이에 걸쳐져 있어, 생산비용이 높고 기술적으로도 난제들이 많다는 것이 약점이랍니다. 하지만 페트로브라스는 특히 세계 석유회사들 중에서도 심해유전 개발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군요.
투피 유전은 페트로브라스가 지분의 65%를 갖고 있으며 영국 BG그룹 PLC가 25%를, 포르투갈 국영석유회사 자회사인 갈프 에네르사SA가 10%를 나눠갖고 있습니다. 페트로브라스는 2010∼11년 시험 채굴을 한 뒤 2013년쯤 본격 채굴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회사 측은 10∼15년 뒤 투피 유전 산유량이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답니다.
OPEC 회원국 되나
아직 투피유전의 정확한 원유ㆍ천연가스 매장량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80억 배럴 규모로 추산됩니다. 페트로브라스는 이 외에도 추가로 심해 유전들이 더 발견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피 유전 덕에 브라질은 석유매장량 세계 순위가 17위에서 13위로 뛰어오르게 됐습니다. (사실 이 순위는 잘 새겨봐야 하는 것이, 옆 그래프에서도 보이듯 러시아 밑으로는 다들 고만고만합니다. 다만 워낙 석유가 모자라다보니 적은 양이라도 마구 파내는 것일 뿐이고, 매장량으로 놓고 보면 사우디가 압도적이지요. 이라크의 경우 수십년전 수치라서 앞으로 안정화만 되면 껑충 뛰어오를 것이기 때문에 '잠재력'이 크다고 할수 있겠죠)
룰라 대통령은 산티아고에서 외신기자들이 OPEC 가입 의사를 묻자 "가입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투피 유전 발굴이 시작되기 전까지, 적어도 앞으로 5년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단 가입 시기를 재어보겠다는 뜻이겠지요.
OPEC은 1965년 미국에 유전 개방을 강요당했던 베네수엘라 민족주의 정권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전격적으로 손잡고 만든 기구입니다. 이후 40여년이 지났지만 `창립멤버' 베네수엘라 이외의 중남미 국가들은 OPEC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OPEC은 `중동 산유국 기구'로 주로 기능해왔었지요.
하지만 올들어 아프리카의 수단과 앙골라가 가입한데 이어, 이달 안으로 중미 에콰도르가 OPEC의 새 회원국이 됩니다. 브라질이 가입하면 중남미에선 3번째 OPEC 회원국이 되는 동시에, 기구 내에서 중남미권의 목소리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페트로브라스는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 중남미 산유국 유전 개발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12일에는 일본 스미토모(住友)상사와 공동으로 일본 내 정유시설을 운영하기로 결정하는 등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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