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파미르 고원 빙하도 녹는다

딸기21 2007. 7.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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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와 함께 유라시아의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중앙아시아 파미르고원의 빙하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녹고 있다. 거대 빙하가 녹아내려 산사태와 홍수 등 대재앙이 닥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3일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옛 소련권 국가들 중 최빈국인 타지키스탄은 고원 인근지대에서 환경 재앙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건조국가에 때아닌 홍수

타지키스탄 남동부 파미르 고원의 빙하(아래 위성사진)가 이달들어 이례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녹아내려 홍수가 발생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파미르의 고지대를 흐르던 폰다리야 강의 둑이 터지면서 수도 두샨베와 북부 공업지역을 잇는 고속도로가 막혔고, 이 때문에 북부지역 200만명의 거주민들이 모두 외부와 단절되는 상황이 됐다고 보도했다. 타지키스탄 정부는 산사태로 쏟아져내려온 바위와 흙을 치우고 강바닥에 배수로를 만들고 있지만 수습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반(半) 건조기후인 타지키스탄은 여름이면 기온이 치솟기 마련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파미르 고원 일대까지 낮 최고기온이 40℃로 오르는 이상 고온이 이어졌다. 지질학자들은 고원 빙하가 녹아 강둑들이 터질 수 있다면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 우려가 높다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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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덮치는 빙하의 이동

특히 파미르고원이 위치한 고르노바닥샨 자치주 관리들은 고원에 있는 6개 거대 빙하들 중 2개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것에 우려를 보내고 있다. 길이 21㎞, 폭 300∼400m의 메드베지이 빙하는 벌써 급속도로 녹아 고원 밑으로 흘러가고 있고, 이웃한 RGS빙하도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4월 관측 때 RGS빙하는 열흘새 5m나 움직여 밑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빙하가 고원 밑 압둘카호르 강을 비롯한 강과 호수들까지 이동해 내려오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강둑과 댐들이 무너져 물난리가 날 것이 분명하다.
과학자들이 더욱더 우려하는 것은 페드첸코 빙하의 움직임이다. 700㎢의 면적을 덮고 있는 이 빙하는 최대 길이가 77㎞, 두께 1000m에 이른다. 극지방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크기의 빙하다. 타지키스탄 지질학자들은 이 페드첸코 빙하가 녹기 시작했다며 엄청난 규모의 산사태와 홍수가 일어날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앞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히말라야와 파미르, 중국 톈산(天山) 등 아시아 고지대의 빙하들이 녹을 경우 세계 인구의 40%가 재앙을 맞을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빙하 난민' 무대책

비상대책부에 근무하는 지질학자 굴쇼드 나스룰로이프는 "지금은 비상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곳곳에 관측포스트를 설치해 빙하의 이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곡 지대에는 헬기가 동원돼 이재민들을 실어나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지질학자들은 이미 빙하게 주민 거주지 코앞까지 왔는데도 정부 대책은 미흡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메드베지이 빙하와 RGS 빙하가 흘러내리면서 18개 마을 4600여명의 주민이 이재민이 될 처지다. 국토 14만㎢, 인구 700만명의 타지키스탄은 옛소련에서 독립해 1990년대 내전을 겪었다. 면화 재배, 텅스텐 채굴 같은 소규모 1차산업 외엔 이렇다할 산업이 없고 1인당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300달러(구매력기준)에 불과한 빈국이다. 러시아 장비에 의존하지 않으면 빙하를 관측할 능력도 없고,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에 대처할 여력도 없다. 빙하로 인한 난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타지키스탄 정부는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사라진 호수'도 지구온난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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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icture taken from a Chilean navy Monday, July 2, 2007, shows large pieces of ice
and some areas with water at the bottom of a lake in southern
Chile that was discovered dried up late may. Experts believe water flowed to
a nearby fiord through a hole in a glacier at the northern end of the lake. (AP)


남극에 가까운 칠레 남단 파타고니아의 `사라진 호수'의 미스테리는 결국 지구온난화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칠레 과학자들은 남부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국립공원의 호수가 사라진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호수의 물을 가두고 있던 둑들이 무너져 물이 새어나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화산지대 깊이 40m 분화구에 들어있던 호수는 지난 5월 어디론가 물이 사라져버려 화제가 됐었다.
과학자들은 근처의 빙하가 녹으면서 호수로 물이 흘러들어와 수압이 높아졌고, 결국 둑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칠레 극지연구소 과학자 안드레스 리베라는 "물이 새어나간 호수 바닥에 최근에는 다시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다"며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들어와 다시 호수를 채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부 마가야네스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북극 지방에서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퀸즈대학 연구팀은 3일 캐나다 동부 엘즈미어 섬 일대를 1983년부터 계속 관찰한 결과 습지대의 연못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극지방 습지대는 겨울이면 얼어있고 여름에도 기온이 많이 올라가지 않아 독특한 연못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기온이 올라가 여름철 증발량이 많아지면서 연못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지의류(이끼) 식생군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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