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카피캣 신드롬

딸기21 2007. 4. 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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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카피캣(Copycat:모방범)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조승희씨를 흉내낸 총기난사 같은 학교 상대 모방범죄들이 터져나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사건 당일부터 텍사스주 오스틴대학교 등에서 폭발물 설치 위협 소동이 벌어진데 이어 캘리포니아 중고교 36곳이 총격전 위협으로 폐쇄되는 등 11개주 50여개 학교에서 위협과 대피, 건물폐쇄가 잇따랐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총격전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버지니아보다 더 큰 사건 벌일 것"

조씨의 멀티미디어 `선언문'을 전달받아 눈길을 끌었던 NBC 방송은 캘리포니아주 북부 12개 학군 13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19일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제프리 카니(28)라는 남성이 가족들에게 전화해 "버지니아 사건은 온건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초대형 총격전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카니는 수차례 전과가 있으며 지난 4일에도 가정폭력으로 체포됐다 풀려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학교들을 폐쇄한 뒤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잇단 협박, 대피령

전날 샌프란시스코의 헤이스팅스 컬리지는 인터넷 사이트에 버지니아 사건을 언급한 협박이 올라와 법대 건물을 폐쇄하고 학생 300여명을 대피시켰다. 미니애폴리스의 미네소타주립대학에서는 폭탄 위협 때문에 8개 건물을 폐쇄했다. 미주리주 컬럼비아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1곳씩이 근처 거리에서 울린 총성 때문에 일시 폐쇄됐다. 로스앤젤레스(LA) 근교 무리에타에서는 컬럼바인 총기난사사건 8주기를 맞는 20일 "모두 죽을 것"이라 쓰인 담벽의 낙서 때문에 고교생들이 우르르 대피했다.
버지니아 사건 직후 텍사스 오스틴대학과 덴버 중고교 등에서 폭발물 위협과 대피 소동이 벌어진 이래 애리조나, 루이지애나, 노스다코나, 테네시, 워싱턴주 등 11개주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져 50여개 학교에 대피령이 내려지고 경찰이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몇몇 지역에서 장난 제보전화나 위협을 가한 10대들을 체포하기도 했다. 매서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주요 대학들은 성명을 내고 학내 안전대책 강화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신 문제 학생 많아진다"

아직은 해프닝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미국에서 학교 총격은 드문 일이 아니다. AP통신은 대학생들 중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 질환 경력이 있는 학생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심리학회에 보고된 한 조사에서는 대학생의 8.5%가 `심각한 자살 충동'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5%는 한때 우울증 징후를 느껴 치료기관을 찾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버지니아공대 학생상담소 측은 연간 정신적 문제와 관련해 카운슬러를 찾는 학생수가 2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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