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65

고래 싸움에 새우등

미국이 이란과 인도가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에 낀 파키스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역패권국들 사이에서 돈벌이를 해보려던 이란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꼴이 될 처지가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공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파키스탄에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인도에 연간 45억달러 어치의 액화천연가스(LNG)를 판매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도-파키스탄과 이란의 상호접근을 극도로 경계해온 미국은 이 파이프라인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조치를 완전히 거스르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달초 워싱턴..

'국제 핵사찰' 최종 타겟은 중국?

리비아 핵사찰을 계기로 국제 핵무기 암시장의 검은 네트워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통해 드러난 의혹의 최종 귀결지는 중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을 가장 큰 적수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 핵 의혹을 빌미 삼아 중국에 대한 압력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의 출발점은 중국? 지난해 10월부터 리비아의 핵 시설을 사찰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영 무기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들어간 핵 설비와 기술의 유출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산 핵무기 조립 설계도가 80년대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으며, 2000년 이후 다시 리비아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찰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의 설계도가 구식이기는 하지만 대형 탄도미사일 장..

칸 박사와 북한

세계 핵기술 암시장의 중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69) 박사가 북한에도 핵기술을 제공했음을 공개 시인했다. 미국은 칸 수사로 드러난 국제 핵 암거래의 `증거'들을 들어 북한과 이란을 강하게 압박할 태세다. 오는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될 제2차 북핵 6자회담에서도 `칸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관련된 핵 밀거래 의혹이 속속 공개되면서 벼랑끝에 몰린 칸은 4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면담, 북한·리비아·이란에 핵기술을 팔았음을 시인하고 사면을 요청했다. 칸은 이어 국영 PTV와 회견을 갖고 4분간 대국민 사과연설을 발표했다.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은 인도 보팔 태생으로 52년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으며 카라치대학을 졸업하고 ..

근본주의의 충돌-지식인의 목소리

근본주의의 충돌 The clash of fundamentalisms (2002) 타리크 알리 (지은이) | 정철수 (옮긴이) | 미토 | 2003-03-08 타리크 알리, 라는 이름 때문에 책을 사놓았던 것인데 어째 표지나 제목이 주는 느낌이 좀 그랬다. 쿨 하게 보이지가 않아서 그냥 놓아두고만 있었다. 요사이 다시 '이슬람 주간'이라서 책장을 열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타리크 알리는 영국의 유명한 좌파 저널 뉴 레프트 리뷰의 편집장을 지낸 지식인이다. 그런데 그의 인생이란 것은 거의 '정체성의 충돌'로 점철돼 있는 듯하다. 그는 누가 뭐래도 '이슬람권 사람'이다. 인도의 명문 이슬람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무슬림이 아니다. 명문가의 좌파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무신론자 아들. 또 그는 영국의 식민..

딸기네 책방 200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