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 15

약탈 미술품, 도난 미술품

미술품의 역사는 약탈, 도난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 유물에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약탈의 역사는 모든 정복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문화유산의 약탈이 많이 사라진 요즘 미술품을 둘러싼 최대 현안은 `도난'이다. 미술관들은 미술품들을 도난당할까 혈안이 되어 지키고, 그러면서도 미술품 암거래시장에서 누군가가 훔쳐낸 미술품을 구입한다. 도난의 역사, 역사의 도난 미술품 도난의 역사는 사실 미술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유물에까지 눈을 돌린다면, 약탈의 역사는 모든 정복전의 역사로 거슬러올라간다. 1901년 독일 고고학자들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수사(이란 남부)에서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진 석판을 발견했다. 기원전18세기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문..

고생 많은 람세스2세

고대 이집트의 영광을 상징하는 위대한 왕 람세스2세. 역사책과 소설, 거대한 유적과 유물들을 통해 세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고대의 영웅이지만 정작 이집트에서 이 파라오의 처지(?)는 별로 좋지 못했다. `람세스2세역(驛)'이라 이름 붙여진 카이로 중앙역은 부서져가는 역사에 먼지바람이 휘날리고, 람세스2세의 거대한 석상은 카이로 시내에서 스모그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람세스2세의 석상은 이집트 문화재 당국의 골칫거리(?)였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매연 속에 방치해놨다는 국제 문화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당국은 3년 전 카이로 도심 바브 알 하디드 광장(일명 람세스광장)에 있는 이 석상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전 장소는 카이로 외곽 기자의 피라미드 부근에 세워질 대박물관 부지. 당국은 100t 짜리 석상을 ..

수난의 오벨리스크

이탈리아에 약탈됐다가 근 7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에티오피아의 유명한 악슘 오벨리스크(사진)가 귀국 직전까지 `노심초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악슘 오벨리스크가 당초 오는 13일 에티오피아행 비행기에 실릴 예정이었지만, 악슘 공항에 레이더 관제시설이 없어 기상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좀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보도했다. 과거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 정권이 약탈했던 악슘 오벨리스크는 높이 24m, 무게 160톤의 대형 석조물. 1700여년전 만들어진 에티오피아의 대표적인 문화재이지만 1937년 이탈리아 침공군에 약탈 당했다. 로마에 있는 동안 대기오염에 시달렸고, 지난 2002년에는 벼락을 맞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1947년 유엔의 권..

이란 어머니의 모성

이란 지진으로 무너진 집더미 속에서 어머니의 품에 안겨 살아남은 한 아기가 구출됐다. 이란 국영TV 등 현지언론들은 29일 아이를 살려내고 자신은 숨져간 한 어머니의 모성을 소개, 국민들의 가슴을 적셨다. 구조요원들이 이란 남부 케르만주 밤 시(市)의 참사현장에서 아기를 구출해낸 것은 지진이 일어난지 사흘이 지난 29일. 생존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구조작업도 마무리되어가던 상황이었다. 밤 시내 남쪽의 건물 붕괴현장에서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구조요원들이 엄마 품에 안긴 한 아기를 발견했다. 6개월 된 여자아기 나심은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어머니 품속에 안겨 있어서 생명은 구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숨진 뒤였다. 가족들도 모두 희생된 듯, 집터에서 여러 아이..

바미얀 석불은 어떻게 사라졌나

지난 2001년 3월이었죠. 아프가니스탄이 자랑해온 세계적인 유적, 바미얀 석불(石佛)이 파괴된 것이. 그 소식을 들으면서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했을 겁니다. 저는 어릴 적에 컬러사진들이 많이 들어있던 라는 전집류의 책을 봤었는데, 거기 아프간인들의 생활상과 함께 바미얀 석불의 모습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바미얀이라는 이름은 지명을 넘어 저에게는 일종의 '꿈'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모래사막에 서있는 거대한 석불상. 인간의 오만이라면 오만이고, 경외라면 경외라 할 그 거대한 석조물들. 이슬람 극단주의 탈레반 정권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요. 사실 소련 점령시절, 그리고 괴뢰정권 시절에 무너진 아프간을 살리겠다며 들고일어난 탈레반은 출범 당시만 해도 아프간인들의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