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84

후쿠야당 딸들

후쿠야당 딸들유치 야요미 (지은이) | 서울문화사(만화) | 2000-12-07 간만에 만난, 너무너무 재미있는 만화. 일본에 갈 기회가 있으면 H2와 이 책, ‘후쿠야당 딸들’을 꼭 소장판으로 장만해오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맛의 달인, 초밥왕 류의 만화를 싫어함. 미각이 발달하지 않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신경과민으로까지 보이곤 한다. 먹을 것 갖고 누가누가 더 맛있게 만들었나 싸우다니. 맛있게 만들었으면 맛있게 먹음 됐지, 왜 싸우냐고... 이 만화는 다르다. 일본 전통과자 얘기를 귀엽게 늘어놓으면서 동시에 교토라는 지역의 생리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일본의 전통을 자랑하는 것 같은데, 밉지 않고 신선하고 재미나다. 주인공인 후쿠야당 세 딸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스토리로 꽉 차있다. 그들의 개성, 그..

딸기네 책방 2003.07.11

[이라크] 음식과 커피

작년에도 갔다 와서 쓴 적 있지만. 입에 안 맞는 양고기. 보시라. 여그가 바그다드 까페다. 실은, 작년에 갔던 멋진 까페--다들 기억도 안 나겠지만. 홈피닷컴에서 사진 날려먹은 관계로, 그 때 찍었던 그 사진을 지금 되살려올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위 사진의 저 까페는 내가 택시기사랑 같이 지나가다가 들른 한적한 곳이고, 작년에 갔던 그 곳은 무쟈게 좋은 까페기 때문이다. 작년에 갔던 그 곳을 왜 이렇게 그리워 하냐고? 다 이유가 있다. 그 곳은 바그다드의 압구정동인 만수르 거리에 있는 '알 사아'라는 레스토랑이었다. 실은 올봄에 가서도 거기서 커피를 마시면서 잉글랜드 피리미어리그 경기를 잠시 관람했었다. 그런데 혹시 이라크전 보도에서 이런 내용 기억하는지. 후세인이 은신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

[이라크]바그다드 카페

바그다드 교외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몬수르의 알사아 레스토랑에 들렀다. vm라이드 치킨과 햄버거 같은 스낵을 함께 파는 간이 레스토랑 겸 카페인데 세련되고 서구적인 분위기여서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커피전문점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몬수르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인데, 알 사아의 카페 안에서도 데이트하는 남녀들이 여러쌍 보였다. 어떤 이가 라는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라크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는 우리식과는 전혀 다르다. 차(茶)도 역시 마시는 방법이 다르다. 투르키쉬(Turkish coffee)라고 부르는 커피는 에스프레소처럼 진하게 탄 것인데 독특한 향내가 나고, 가루같은 것이 녹지 않고 씹힌다. 특히 작고 좁은 커피잔의 바닥에는 그 가루가 진흙처럼 가라앉아 있어서, 잘 모르고 끝..

[2000 가을, 홍콩] Rice + Noodle = ?

☆ Rice + Noodle = ? 사람들이 딤섬 얘기를 할 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역시 저는 '여행체질'이 아닌 모양입니다. 홍콩에 도착한 첫날, 열심히 애드미럴티 지역을 헤매고 다니다가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라는 큰 쇼핑몰의 식당가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식, 일본식, 태국식 등등 여러나라의 음식을 뒤섞어서 잡탕으로 파는 코너들이 있는데 쭉 돌아보고 나서 가장 덜 느끼할 것 같은 Singapore Fried Rice Noodle을 주문했습니다. 저는 'rice + noodle = 밥과 국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볶은 쌀국수가 나오더군요. 새우와 청경채(인지 아닌지 잘 모르지만) 볶은 것 따위를 섞어서 국수랑 같이 볶은 음식인데, 28달러를 주고 사서 5달러어치밖에 못 먹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