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27

미국이 바뀐 걸까

미국이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인가. 워싱턴의 유명 정치인들과 고위 외교관들이 잇달아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을 방문했거나 찾을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시리아를 방문, `히잡(머리쓰개) 외교'를 선보인데 이어 8일에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을 찾는다. 오는 11일부터는 존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미국 최고위급 외교인사로서는 반세기만에 리비아를 찾을 예정이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또 미국이 테러지원국가로 최근 몰아붙이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도 방문한다. 리비아 방문에 쏠린 시선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11일부터 19일까지 수단 다르푸르 분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북아프리카 리비아와 수단, 모리타니, 중..

핵 가진 나라, 못 가진 나라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핵 클럽 가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에 `핵 클럽'이라 할 수 있는 공식 핵무기 보유국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뿐이지만, 공식 비공식적으로 핵무기를 갖고있거나 개발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들은 많다. 한때 핵무기 개발까지 시도했다가 국제사회의 압력에 포기한 나라가 있는가 하면, 옛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처럼 `자발적으로' 핵탄두를 해체한 나라들도 있다. 이란과 리비아처럼 엇갈리는 길을 택한 국가들과 그에 대한 미국 및 국제사회의 대응은 향후 북한에 대한 `처리'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식·비공식 `핵 클럽' 국가 국제사회가 `인정한'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동의 둘째 아들들

지난달 말부터 이달 내내 치러지고 있는 레바논의 총선,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란 대선, 올가을 이집트 대선,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국왕의 건강악화설 등으로 중동 전역이 뒤숭숭하다. 70~80년대 집권한 국가수반들의 시대가 가고 본격적인 권력이양기에 접어든 셈이다. 정권 물갈이를 앞두고 있는 중동국가들에서 `차남 돌풍'이 몰아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총선에서는 암살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둘째아들 사아드(35)가 돌풍을 일으켰다. 이른바 `백향목 혁명'으로 불리는 시민혁명, 뒤이은 시리아군 철수의 대세를 몰아 반시리아 바람을 일으킨 사아드는 형인 바하아를 제치고 가문의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슬람 수니파 계열 정당조직인 `미래운동'과 함께 외곽조직..

'국제 핵사찰' 최종 타겟은 중국?

리비아 핵사찰을 계기로 국제 핵무기 암시장의 검은 네트워크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통해 드러난 의혹의 최종 귀결지는 중국이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을 가장 큰 적수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이 핵 의혹을 빌미 삼아 중국에 대한 압력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핵 확산의 출발점은 중국? 지난해 10월부터 리비아의 핵 시설을 사찰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영 무기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을 거쳐 리비아로 들어간 핵 설비와 기술의 유출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이들은 중국산 핵무기 조립 설계도가 80년대 파키스탄으로 넘어갔으며, 2000년 이후 다시 리비아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찰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의 설계도가 구식이기는 하지만 대형 탄도미사일 장..

칸 박사와 북한

세계 핵기술 암시장의 중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69) 박사가 북한에도 핵기술을 제공했음을 공개 시인했다. 미국은 칸 수사로 드러난 국제 핵 암거래의 `증거'들을 들어 북한과 이란을 강하게 압박할 태세다. 오는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될 제2차 북핵 6자회담에서도 `칸 변수'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관련된 핵 밀거래 의혹이 속속 공개되면서 벼랑끝에 몰린 칸은 4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면담, 북한·리비아·이란에 핵기술을 팔았음을 시인하고 사면을 요청했다. 칸은 이어 국영 PTV와 회견을 갖고 4분간 대국민 사과연설을 발표했다.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은 인도 보팔 태생으로 52년 파키스탄으로 이주했으며 카라치대학을 졸업하고 ..

리비아도 '백기 투항'

리비아도 '백기 투항'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를 전면 포기하고 국제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미국의 무력에 의해 붕괴한데 이어 미국이 `테러국가'로 지목했던 리비아까지 반미노선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키로 함으로써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리비아가 스커드 미사일 개발에 북한의 도움을 받았음을 인정했다"고 밝혀 향후 미국의 외교적 압력이 북한에 집중될 것임을 시사했다. 리비아 외무부는 "리비아는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국제규약상 금지된 대량살상무기를 모두 폐기키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리비아측의 발표가 있은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총리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리비아의 결정을 환영했..

리비아, 족쇄 풀리나

미국, 영국과 리비아가 1988년 팬암여객기 폭파사건(로커비사건) 피해보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유엔은 협상 타결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이른 시일내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 리비아는 12일 영국 런던에서 최종협상을 갖고 리비아가 로커비사건 유족들에게 총 27억달러를 지급한다는 보상안에 서명했다고 유엔 외교관들이 13일 전했다. 리비아 정부는 며칠 내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폭파사건에 대한 '책임'을 다 했으며 ▲향후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안보리는 이르면 다음주초 회의를 열어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줄 예정이다. 3국은 1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3월 보상액 규모에 합의했으나 미국이 리비아측의 테러근절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주장, 타결이 미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