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7

신 브레튼우즈 체제로?

영국 고든 브라운 전총리가 1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강연하면서 “신(新) 브레튼우즈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대로는 안된다”“새로운 글로벌 경제 관리체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힘을 얻고 있다. 브라운 영국 총리의 주장에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가세하고 나서면서 ‘신브레튼우즈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리셰 총재는 “다시 규율(discipline)로 돌아가야 한다”며 세계가 통제된 시장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기존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을 중심으로한 몇몇 선진국들 간 통화관리에 초점을 맞춘..

내년 세계경제 '3% 성장'

내년 세계경제는 성장률이 3%에 그치는 등 침체로 들어갈 것이며 특히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우 ‘제로 성장’ 수준의 정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신흥경제국들도 선진국들의 경기침체에 따라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IMF)는 7일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반기 ‘2009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했다. 매년 2차례 발표하는 이 보고서는 세계경제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IMF는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전체 경제성장률이 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 3.7%에서 더 떨어진 것이다.IMF는 대략 세계 전체의 25% 국가에서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예상될 경우 ‘세계 경제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규정한다. 보고서는 “세계 ..

부의 기원 -엘러건트하고 아카데믹한 경제학

부의 기원 The Origin of Wealth에릭 바인하커. 안현실, 정성철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경제학은 과학인가. 과학이라면, 어째서 실물 경제를 설명하는데 그렇게 무용한가. 원래 경제학은 생물학과 발걸음을 같이 했다. 맬서스 인구론을 생각해보라. ‘적자생존’을 경제에서의 흥망에 적용하면서 근대 경제학이 시작됐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이후 경제학의 패러다임은 물리학을 닮은 쪽으로 바뀌었다. 경제를 수요-공급의 함수곡선과 ‘균형’ 개념으로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물리학적 균형에 경도된 경제학에 진화라는 패러다임을 적용, 다시 되돌리자는 것. 저자가 제안하는 ‘생물학적 경제학’의 패러다임은 물론 적자생존 생물학과는 다른 ‘복잡계 경제학’이다. 복잡계는 이 책의 저..

딸기네 책방 2007.11.02

조지프 스티글리츠, '세계화와 그 불만'

세계화와 그 불만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은이) | 송철복 (옮긴이) | 세종연구원 | 2002-10-15 26세에 예일대 교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프린스턴, 옥스퍼드, 스탠퍼드 등등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 교수 자리를 돌았던 조지프 스티글리츠. 클린턴 때에는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정말 쟁쟁한 경력이지만, 스티글리츠는 어찌 보면 경제학자로서보다는 ‘IMF(국제통화기금) 비판가’로 더 평판이 높다.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경제학자로서 스티글리츠가 주로 했던 일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같은 금융시스템 문제에 대응했던 IMF의 조치를 비판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I..

딸기네 책방 2007.04.05

오류의 시대- 진심은 마음을 움직인다

오류의 시대 - 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조지 소로스 (지은이) | 이진명 외 (옮긴이) | 네모북스 | 2006-10-16 현실을 예측하고 행동하는 순간, 우리의 행동은 현실에 영향을 미쳐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어버린다. 빗나가는 정도가 클 때도 있고 거의 미미할 때도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 소로스는 그것을 ‘재귀성’이라고 부르면서 법칙의 수준으로 승화시키려 애쓰고 있다. 따지고 보면 별로 특별한 개념은 아니지만, 어, 이건 양자역학이랑 똑같다, 관측자가 관측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아무튼 그래서 현실은 예측과는 달라지는데, 모두가 한 가지를 예측하다보면 거품이 끼게 된다. 저기다 투자하면 돈 번단다! 몰려가자! 그런데 모두가 몰려가다 보면 거품이 끼고, 하나하나의 행위들이 모여 예측과 다른 결과(..

딸기네 책방 2006.11.06

장하준 '사다리 걷어차기'

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부키 장하준 교수의 '개혁의 덫'을 읽고, 좀더 '정식으로 펴낸' 저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펼쳤다. 이미 '개혁의 덫'에서 맛뵈기로 접했던 논지들이라서 쇼킹함은 별로 없었지만, 선진국의 위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것은 역시나 통쾌했다. 저자가 스스로 밝힌 이 책의 경제사 연구방법은 '역사적 접근법'이다. 주류 경제사학자들이 당대의 이데올로기(지금 같으면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느라 방기해버렸던, 역사를 통해서 경제 제도/정책의 변화과정을 분석한다는 것. 목표는 분명하다. 앞서 말한대로 신자유주의를 목청높여 외치는 선진국들의 위선을 까발기는 것이다. "봐라, 과거에 너희들도 전부 보호무역주의 했었고, 정부가 경제에 개입했었다구. 이제와서 안면 몰수하고 개..

딸기네 책방 2004.11.04

장하준 '개혁의 덫'

사실 이 책은, '서평' 거리가 될 만한 책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신문이나 방송 기사에 대해서 '미디어 비평'이라는 장르가 정착한지 오래이긴 하지만 이 책을 '책'으로 놓고 보면, 신문에 실렸던 칼럼들을 묶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맘먹고 서평을 쓴다는 것이 우습게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내용중에는 관심거리 내지는 논란거리가 될만한 것들이 많았고, 나 개인한테 던져주는 생각거리들도 많았다. 개혁. 개혁이라는 말이 아주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분명 어떤 분야에서든 '개혁'은 의미가 있고 필요한 작업이다. 모순투성이 우리 사회를 고치고 바꾸겠다는데, 사회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개혁이라는 말 자체에 반기들고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개혁이라는 말은 또한 언제..

딸기네 책방 200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