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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털끝과 태산

딸기21 2006. 12. 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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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끝과 태산


18. 세상에 가을철 짐승 털끝보다 더 큰 것은 없으니 태산도 그지없이 작다. 갓나서 죽은 아기보다 오래 산 사람은 없으니 팽조도 일찍 요절한 사람, 하늘과 땅이 나와 함께 살아가고, 모든 것이 나와 하나가 되었구나.

모든 것이 원래 하나인데 달리 무엇을 더 말하겠느냐? 그러나 내가 모든 것은 하나라고 했으니, (내가 한 말의 대상이 생긴 셈이라) 어찌 아무것도 없어서 말을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나라는 것과 내가 방금 말한 ‘하나’가 합하여 둘이 되었고, 이 둘과 본래의 하나가 합하여 셋이 된다. 이처럼 계속 뻗어가면 아무리 셈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그 끝을 따라잡을 수가 없을 것이니 보통 사람들이야 일러 무엇하겠나? 없음에서 있음으로 나아가도 이처럼 금방 셋이 되는데, 하물며 있음에서 있음으로 나아갈 때야 일러 무엇하겠나? 그러니 부산하게 좇아다니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그러하다(因是)고 받아들이자.


해설자는 무한히 큰 도, 무한히 작은 도에 비해 태산도 작고 팽조의 생도 짧다고 붙여놨는데 원문을 보지 않고 번역글만 봐서는 문장의 뜻을 알 수가 없다. 그냥 나한테는, 큰 것도 작은 것보다 작을 수 있고 작은 것도 큰 것보다 클 수 있다, 세상 만물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별할 수 없다, 그 정도로만 들린다. 모든 것이 원래 이어져 있으니 주제넘은 짓 말고 그냥 그대로 인정하라, 이런 얘기인가? 주제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모든 발전의 원동력), 극복하고 고쳐야할 오만함이자 어리석음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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