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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道에는 경계도 이름도 없다

딸기21 2006. 12. 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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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에는 경계도 이름도 없다


19. 사실 도에는 경계가 없고 말(言)에는 실재가 없다. 말 때문에 분별이 생겨나는데 이 분별에 대해 말해 보기로 하자. 왼쪽(左)과 오른쪽(右), 논의(倫)와 논증(義), 분석(分)과 변론(辯), 앞다툼(競)과 맞겨룸(爭) 등이 있는데 이를 일러 여덟 가지 속성이라 하지. 성인들은 우주 밖에 있는 [초월적인] 것에 대해 존재 정도는 이야기하지만, 논의하려 하지는 않는다. 성인들은 세상 안에 있는 [내재적인] 것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는 하지만 논증하려 하지는 않는다. 또 역사적인 기록과 선왕들의 역대기에 대해 논증하기는 하지만 변론하려 하지 않는다. 분석하려 해도 분석할 수 없는 것이 있고, 변론하려 해도 변론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 있다. 왜 그럴까? 성인들은 [도를] 마음속에 간직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서로 보이려고 변론을 한다. 그러므로 변론은 [도를] 보지 못해 생겨나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


20. 무릇 위대한 도는 이름이 없다. 위대한 변론은 말이 없다. 위대한 仁은 편애하지 않으며 위대한 겸손은 [밖으로 드러내는] 겸양이 아니다. 위대한 용기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도가 훤히 들여다보이면 도가 아니고 말도 변론만을 위한 것이라면 부족하다. 인이 융통성이 없이 굳으면 두루 퍼질 수 없다. 겸손도 드러나게 하면 믿기지 못하며 용기가 사람을 해치는 것이라면 될 성부른 것이 못 된다. 이 다섯 가지는 본래 둥근 것이지만 잘못하면 모가 난다. 그러므로 알지 못함을 알고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완전한 사람이다. 누가 말로 하지 않는 변론과 도라고 말할 수 없는 도를 알 수 있을까? 만약 이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하늘의 寶庫라 하리라. 이 보고는 부어도 차지 않고 퍼낸다고 비는 일도 없다. 그러나 왜 그런지는 모른다. 이런 경지를 일러 ‘은근한 빛’이라 한다.


말 때문에 분별이 생겨난다는 것은 꼭 철학자들 하는 얘기 같다. 그런데 좌, 우, 륜, 의, 분, 변, 경, 쟁 같은 저 말뜻은 확 구분이 되지 않는다.

위대한 도, 위대한 변론, 위대한 인, 위대한 용기, 위대한 말. 위대한 다섯 가지를 얘기하면서 진짜 위대함과 가짜 위대함을 구분 짓는데, 그러면서 또 ‘누가 말로 하지 않는 변론과 도라고 말할 수 없는 도를 알 수 있을까’하고 묻는다. 도를 깨우치면 절로 알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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