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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이해득실에 무관

딸기21 2007. 1. 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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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득실에 무관


24. 설결이 말했다. ‘스승께서는 이로움과 해로움에 무관하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至人은 이로움이니 해로움이니 하는 것을 마음에 두지 않습니까?’

왕예가 대답했다. ‘至人은 신령스럽다. 큰 늪지가 타올라도 뜨거운 줄을 모르고, 황하와 한수가 얼어붙어도 추운 줄을 모르고, 사나운 벼락이 산을 쪼개고 바람이 불어 바다를 뒤흔들어도 놀라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에 올라 四海 밖에 노닐지. 그에게는 삶과 죽음마저 상관이 없는데, 하물며 이로움이니 해로움이니 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聖人의 경지


25. 瞿鵲子(겁 많은 까치 선생)가 長梧子(키다리 오동나무 선생)에게 물었다. ‘내가 큰 스승 [공자님]께 들었네만, 성인은 세상 일에 종사하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거나 손해를 피하지 않고, 사람들이 희구하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고, 道를 일부러 따르려고 하지 않고, 말없이 말을 하고, 말을 하면서 말하지 않고, 티끌 세상 밖에서 노닌다는군. 내 큰 스승께서는 이것을 맹랑한 소리라고 하시지만 나는 이것이 신비스런 도를 따르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장오자가 대답했다. 이런 일은 黃帝가 들어도 어리둥절할 문제니, 어찌 공자 같은 사람이 알겠는가? 자네도 이런 일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어림짐작을 하는 것 같군. 달걀을 보고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을 들으려 하고, 화살을 보고 비둘기 구이를 생각하는 일과 같으이. 내가 자네에게 몇 마디 황당한 소리를 할터이니 자네도 그저 황당한 듯 가볍게 들어 주게.


해와 달과 어깨동무

우주를 끼어차고

모두와 하나된다

모든 것 혼잡한대로 그냥 두고

낮은 자리 높은 자리 무관하다

사람들 빠릇빠릇

성인은 어리숙

만년 세월 온갖 일

오로지 완벽의 순박함 그대로

모든 것들이 모두 그러함 그대로

그리하여 서로가 감싸안는다


+++


초탈한 사람, 신비스런 경지를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이해하려는 노력도 않는 자칭 합리주의자의 대표로 공자(丘)가 등장했다. 장선생도 공자를 싫어했나보다.

‘내가 자네에게 몇 마디 황당한 소리를 할터이니 자네도 그저 황당한 듯 가볍게 들어 주게’

(予賞爲女妄言之 女以妄聽之奚·여상위녀망언지 여이망청지해)

이것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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