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복제고기, 복제우유... 괜찮을까?

딸기21 2006. 12. 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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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동물, 먹어도 될까.
유전자조작(GM)식품에 이어 `복제 고기'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8일 소, 돼지, 염소 등 복제동물을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식품점 판매대에 복제 고기가 진열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보도했고, 유전자 조작(GM) 식품 등의 안전성 문제에 미국보다 훨씬 까다로운 입장을 취해온 유럽의 언론들도 일제히 FDA 발표를 전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996년 세계 최초의 복제동물인 양 `돌리'가 영국에서 탄생한 뒤 미국의 축산업체들은 복제동물 생산 연구에 거액을 투자해왔다. 이들은 복제를 통해 질좋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단체들은 아직 복제동물의 안전성을 평가하기엔 이르다며 식품 판매에 반대하고 있다. 복제고기 논쟁은 GM 식품 논란에 이어 미 정부와 시민단체들 간, 미국과 유럽 사이에 또다시 대대적인 식품안전성 논쟁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먹어도 된다"

FDA는 "복제된 소, 돼지, 염소 고기와 우유, 염소젖을 먹는 것에 어떤 위험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700쪽 분량의 안전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복제된 고기와 우유가 복제되지 않은 자연 상태 식품들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면서 "우리가 매일 먹는 식품들과 똑같이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FDA는 2003년에도 복제동물이 안전한 식품이라는 잠정결론을 내렸으나 외부 자문위원회의 반대에 밀려 철회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충분한 자료들을 놓고 검토를 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고기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평가할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다면서 이번 발표에서 제외했다. FDA는 이번 결정이 어디까지나 식품 안전성에 국한된 것이며 동물 복제 자체의 윤리성이나 복제식품의 시장성 같은 요인들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FDA는 규정에 따라 90일의 공개검증기간을 가진 뒤 시판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 언론들은 논란이 확산될 경우 검증기간이 길어져 내년 연말쯤 최종 결정이 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동물복제를 하는 생명공학회사들과 축산업체들은 이번 발표를 크게 환영했다. 동물복제는 미국에서 이미 2001년 합법화됐지만 식품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FDA가 기업들에 `자발적 유예'를 요구하는 형식으로 금지해왔다.






라벨도 없이 판매?

FDA 수의약과장 스티븐 선돌프는 미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복제식품을 판매한다고 해도 별도의 라벨 같은 것을 강제로 붙이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반 식품과 물리적, 화학적으로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표시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들은 이같은 입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식품안전센터(CFS)의 조지프 멘델슨은 "정부가 소비자들에겐 귀를 닫고 복제회사들 말만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패트릭 리히(버몬트주) 상원의원 등 7명은 지난 11일 FDA가 복제 식품 문제를 투명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달초 퓨 이니셔티브(Pew Initiative)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64%는 "복제동물 고기를 먹는 것은 정서적으로 힘들다"고 대답했었다. 최근 미 낙농협회 조사에서는 여성 소비자 14%만이 아이에게 복제소 우유를 먹일 의사가 있다고 대답, 복제 우유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프트, 벤 앤드 제리, 대논 등 대형 식품회사들은 소비자 반응을 보아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은 "복제식품 표시 대신 일반식품에 `복제하지 않은 식품(Clone-free)' 레벨을 붙이는 것이 유행할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제2의 `GM' 되나

미국 내 복제소는 현재 500∼600마리로, 전체 육우·젖소 4400만 마리 중에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복제 돼지는 200마리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복제동물의 생산 가격이 워낙 비싸고 소비자들 반감이 크기 때문에 시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FDA가 시판을 허용할 경우 축산업체들이 `대량생산' 들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일부 대형 농가들은 각종 컨테스트에서 입상한 우수한 소·돼지 복제를 개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유전자조작(GM) 농산물의 경우 당초 예측과 달리 소비자들의 무감각과 미 정부의 지원 속에 엄청나게 확산됐다. 그 결과 대두, 옥수수 등 일부 작물들은 `순수품종'보다 GM 생산량이 더 많은 현실이다. 동물복제도 비용이 낮아지면 마구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GM 식품에 별도 표시를 하거나 판매를 금지할 필요가 없다면서 각국에 미국산 GM 식품 수입을 종용하고 있고, 이 문제로 유럽과 무역마찰 빚고 있다. 복제동물식품은 더 큰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1996년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을 때만해도 세계는 열광했고 수많은 복제동물이 잇달아 태어났다. 하지만 돌리가 예상치 못했던 질병과 노화 때문에 2003년 안락사 당한 이후 찬성보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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